15일 오후, 서울시내에서 언론사 정치부장단과 만찬"후속 조치들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첫 회동 바로 다음날부터 이미 곪고 있었다.

    "지난주인가? 두 사람이서 같이 7개항에 합의를 했다. 그런데 그 다음날부터 합의에 반하는 일들이 조금씩 조금씩 생겨났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15일 한 말이다. 이날 오후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서 가진 언론사 정치부장단과 만찬 자리에서다.

    "어떤 것들은 그냥 넘어가고 좀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은 여러 통로를 통해 문 후보에 전달하라고 했다."

    그는 문 후보와 지난 6일 단일화를 위한 '첫 회동'을 했다. 양측은 '대선 후보등록일(25~26일)까지 단일화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7개 사항에 합의했었다.

  • ▲ '안철수-문재인' 두 후보가 첫 회동을 한 날 손을 잡고 있다. 2012.11.06 ⓒ 뉴데일리
    ▲ '안철수-문재인' 두 후보가 첫 회동을 한 날 손을 잡고 있다. 2012.11.06 ⓒ 뉴데일리

    안 후보는 "과정에 대한 고민없이 결과에만 집착하면 상대를 파트너라기보다 순전히 경쟁자로만 인식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7일, 문 후보가 한 말이 '묘하게 오버랩되는 순간'이다.

    "안철수 후보는 단일화 국면에서 경쟁상대지만 단일화가 이뤄짐과 동시에 함께 연대하고 힘을 합쳐나가야 될 파트너이기도 하다."
    - 문재인 후보/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문 후보가 이같은 말을 한 날은 안 후보가 '합의에 반하는 일이 조금씩 생겨난' 바로 그 날이기도 했다.

    "(결과에만 집착하면) 여러 가지 무리한 진행이 있을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한쪽 지지자의 마음이 떠날 수 있다."

    '첫 회동'으로부터 1주일쯤 지난 지난 14일 결국 안 후보 측은 문 후보 측과의 '단일화 룰협상'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문 후보는 이에 대해 즉각적으로 사과했다. 15일 하루에 2번이나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첫 사과에 대해서 안 후보가 "실망했다"고만 답했는데도, "화좀 풀어달라"는 말까지하며 또 사과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이날 "사과의 진정성은 믿는다. 그러나 문 후보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다시 벌어지지 않을 수 있는 어떤 행동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문 후보는 사과하는데 안 후보는 이것저것 요구해서 '마이너스'가 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객관적인 상황파악이 안됐는데 사과할 수는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지금 꼭 필요한 것은 문 후보가 객관적으로 상황파악을 하는 것이다. 사실 확인을 하는 것이 우선 순위다. 그 이후 합리적인 분이니 거기에 따른 어떤 조치들이 필요할 것인지 판단 할 것이다.

    그는 "문 후보에 대한 개인적인 신뢰가 있다. 후속 조치들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전날과 이날 2차례 문 후보와 직접 통화를 했다는 그는 그간 여러 경로를 통해 문제제기를 했는데도 "(문 후보가) 보고를 못 받았다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문제제기 한 부분을 문 후보가 몰랐다는 것이다.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 모르길래 우선 중요한 것은 사태를 후보가 직접 파악하고 거기에 따라 적절하게 조치를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문제가 되는) 부분’이 ‘어떤 부분’을 말하는 것이냐"는 질문엔 답을 피했다. 문 후보에도 이를 구체적으로 말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저 "그 부분은 문 후보가 판단하고 민주당에서 조치할 일"이라고 할 뿐이었다.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아 엉뚱한짓 하게 되는게 아니냐"는 질문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그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선 이를 '옛날 방식 정치 경쟁'이라고만 했다.

    "제대로 보고를 못 받으셨더라. 차단돼 있었다. 그런 부분들도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그는 ‘협상 잠정 중단’이 선거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손해 볼 것을 알고 했다"고 했다.

    만약에 여론조사 결과에만 연연했다면 '단일화 룰협상 잠정 중단'과 같은 결정은 못했을 것이라는 얘기였다.

    - 민주당에서는 '아니 뭐 그런걸 가지고 판을 깨냐, 그럴수도 있지, 정당이 조직동원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데, 그러면 정당있는 조직이 아무것도 안하고 손 놓고 있어야 된다는 말이냐, 정치가 다 그렇지' 이런 생각들이 있는 것 같은데?

    "그래서 조직동원에 대해서 뭐라고 한 적은 없다. 과정에 대한 심각성을 몰라서 지금 그렇게 말할 수도 있고, 또는 아직도 이기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이야기 할수 있는 부분도 있고, 어떤 부분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양쪽 다 그러면 정말 심각한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