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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는 “오해-사과-미안”
뒤에서는 프로정치인들의 ‘밑장 빼기’ 공작?
‘단일화 중단’ 선언 직후 문재인 후보가 두 번이나 직접 안철수 후보에게 전화를 걸었다. 문재인 후보는 유감을 표시하며 협상 재개를 요구했다.
하지만 안철수 후보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극도의 배신감 때문이었다.
‘안철수 양보론’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 6일 단일화 회동 직후부터다. 정치권에선 “문재인 후보 측이 미리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한 플랜을 세워 놨다”는 얘기가 돌았다.
이후 문재인 후보 측 인사들의 입에선 “결국 안철수 후보가 양보할 것”이라는 말이 줄줄이 흘러나왔다.
안철수 후보 진영은 문재인 후보 측이 지역 조직을 통해 이러한 소문을 급속하게 퍼뜨리고 있다며 즉각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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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후보 측 관계자는 “호남 지역에서 ‘안철수 후보가 양보한다’는 문자 메시지가 대량 살포되고 있는데 민주당이 마타도어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민주통합당 측이 전북 지역 내 안철수 후보 지지자들에게 ‘배신자’라며 협박까지 했다는 말도 나왔다.
문재인 후보 측 정무특보인 백원우 전 의원은 안철수 캠프 이태규 미래기획실장에 대한 직접적 비난 글을 SNS에 퍼뜨려 논란을 빚었다.
실제 백원우 전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안철수 단일화 협상팀 이태규? 한나라당 정권을 만들었던 사람, 개혁적 실용 정권을 꿈꾸었던 사람 ‘이태규’”라는 글과 사진을 리트윗한 것으로 드러났다.
나아가 안철수 후보 측은 문재인 캠프가 ‘펀드’ 모집까지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양측이 서로 헐뜯기를 반복하며 신경전을 벌인 결과는 ‘단일화 중단’이었다.
새누리당은 "초보 정치인 안철수 후보는 정치전문가 집단 민주통합당을 결코 이길 수 없다"며 ‘단일화 중단’ 과정 자체를 꼬집었다.
15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의 기자회견 내용이다.
“안철수 후보가 이제야 민주통합당의 덫에 걸린 사실을 깨달은 것 같다. 그간 여러 차례 ‘안철수 후보가 민주당의 재집권 구도에 불쏘시개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 그 예견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안철수 후보의 협상중단 선언은 깨달음의 결과다.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협상에 응하는 순간부터 이 같은 결과는 예정됐던 것이다. 진보 입장에서 볼 때 안철수 후보는 애당초 같은 식구가 아니었다.”
“마타도어 퍼뜨리기, 인신공격, 여론조사 왜곡시도 등은 민주당의 전매특허로 안철수 후보가 자신의 의도대로 여론조사만을 통한 단일화에 합의하더라도 친노(친노무현) 전문가를 이길 수 없다.”
“문재인 후보가 네거티브를 하지 말라고 통 큰 지시를 내린 바 있는데 안철수 후보 캠프에서 문재인 후보 측의 말과 행동이 다르다고 일갈한 것은 문재인 후보의 이중성에 대한 날선 비판이다.”
“그러나 때는 너무 늦은 것으로 보인다. 후보등록일 전 단일화를 공개 선언한 이상 판을 엎는 것은 불가능하다. 안철수 후보의 발버둥치기는 결국 실패할 것이다. 야권은 하루빨리 협상을 재개해 후보를 결정해 주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이자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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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형환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단일화 중단’ 논란에 대해 쓴소리를 던졌다.
“이른바 단일화는 ‘한 사람은 탈락하고 한 사람만 살아남는 게임’이다. 아무리 온갖 미사여구로 포장한다 해도 한 사람의 생존자를 만드는 과정인 것이다. 결국 살기 위해서는 온갖 수단이 동원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상대인 민주당은 어떠한가? 수십 년 정치경험을 지닌 프로정치인의 집단이다. 이제 갓 정치판에 들어 온 안철수 후보로는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보일 수밖에 없는 집단이다.”
“문재인 후보가 안철수 후보 측에 사과했다고 한다. 그러나 세간에서는 문재인 후보는 사과해도 뒤에서는 단일화 경쟁, 후보 탈락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민주당 측이 온갖 방법이 동원할 것이라고 지적한다.”“안철수 후보는 단일화 협상에 나서기 전 ‘민주당의 쇄신’이 먼저라고 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묻지마 단일화 밀실협상’에 뛰어들었다. 어쩌면 끝내 소신을 지키지 못한 안철수 후보의 자업자득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이제 안철수 후보는 햄릿의 고민에 빠졌다. 계속 협상을 안 하겠다고 버티면 협량한 사람, 그리고 정권 교체의 방해물, 역사의 죄인이라는 좌파진영의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렇다고 협상에 나서면 프로정치인 집단 민주당에 잡아먹히게 될 것이다.”
“다른 분야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정치에 뛰어들어 흉한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박선규 대변인은 “단일화 논의에 합의할 때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정치쇄신을 바라는 국민열망만 바라보겠다던 두 후보가 잉크도 마르기 전에 작은 부분에서까지 유-불리를 기준으로 행동하고 결정하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