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야권 프레임’에 들어가면서 문재인이 반사 이익
  • ▲ 지난 6일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회동 모습  ⓒ정상윤 기자
    ▲ 지난 6일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회동 모습 ⓒ정상윤 기자

    문재인 후보 측이 조직을 동원해 꾸민 ‘안철수 양보론’ 여론몰이가 결국 들통 나면서 ‘단일화 협상’은 중단됐다.

    ‘단일화 협상’ 중단은 당사자인 문재인-안철수 후보는 물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에 즉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단일화 협상이 중단된 14일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양자대결은 날마다 엎치락뒤치락했다.

    <JTBC>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14일 실시한 조사에서 박근혜 후보는 45.9%로 안철수 후보(44.3%)를 오차범위 내인 1.6%p 차이로 앞섰다.

    다음날인 15일엔 다시 안철수 후보(46.4%)가 박근혜 후보(44.9%)를 앞서며 결과가 뒤집혔다.

    단일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8일 박근혜(40.0%) 대 안철수(50.6%) 양자대결에서 10.6%p까지 격차가 벌어졌던 걸 감안하면 일주일 새 박근혜 후보의 상승 폭(4.9%p)과 안철수 후보의 하향 폭(4.2%p)이 두드러졌다.

    이날 조사를 포함해 지난 한 달여 동안 리얼미터 조사에서 박근혜 후보가 안철수 후보를 앞선 것은 10월17일(박 47.7%-안 46.7%)과 이달 1일(박 46.1% 대 안 45.8%) 조사에 이어 세 번뿐이다.

    ‘박근혜 대 문재인’ 양자대결도 비슷했다.

    15일 조사에서 박근혜 후보는 문재인 후보와 양자대결에서 50.3%(박) 대 42.8%(문)로 우위를 이어 갔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안철수 후보 쪽에서 단일화 협상을 깬 데 대한 야권 지지층의 실망감이 반영될 것을 고려하면 며칠간 안철수 후보의 하향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다자대결 구도 역시 출렁였다.

    14일 조사에선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이 45.4%로 크게 앞선 가운데 문재인 후보(24.0%)가 안철수 후보(23.6%)를 근소하게 제쳤다가 15일엔 박근혜(44.4%)-안철수(25.2%)-문재인(24.1%) 순서로 복귀했다.

    한국갤럽이 협상 중단 이전인 12일부터 중단 당일인 14일까지 사흘간 유권자 929명을 조사한 결과에선 다자구도에서 박근혜 39%, 문재인 23%, 안철수 21% 순으로 나타났다.

    갤럽의 양자대결 조사에선 박근혜(46%) 대 안철수(46%)는 동률, 박근혜(45%) 대 문재인(46%) 대결은 문 후보가 역전하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리서치앤리서치(R&R) 배종찬 본부장은 “R&R 조사에서도 안철수 후보는 최근 들어 세대별 유권자 중 가장 중요한 40대에서 박근혜 후보는 물론 문재인 후보에게도 뒤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무소속 후보로서 보육·노동정책 등에서 다른 후보에 비해 차별화된 정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안 후보의 본선 경쟁력에 의구심을 품은 지지층이 일부 이탈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단일화 협상으로 안철수 후보가 ‘야권 진영 프레임’ 속으로 들어오면서 반사적으로 문재인 후보가 상승 효과를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