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 항소심, 급발진 의심 사고 운전자에 대한 검사 항고 기각매우 강한 충격에도 가해 차량 에어백 작동 안 돼40년 넘는 운전경력, 2살 손자와 동승..과속 등 부주의 가능성 낮아
  • ▲ 차량 급발진 추정 사고 차량(자료사진).ⓒ 연합뉴스
    ▲ 차량 급발진 추정 사고 차량(자료사진).ⓒ 연합뉴스


    급발진으로 추정되는 교통사고로 사람이 사망했어도 운전자의 과실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항소심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비록 하급심 판결이지만 상고심 재판부가 다른 의견을 내놓지 않는다면 차량 급발진 사고에 대한 중요한 판단기준이 될 수 있어 대법원 판결 결과에 관심이 집중된다.

    대구지법 제3형사부(황영수 부장판사)는 12일 교통사고로 70대 노인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로 기소된 최모(68)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검사의 항고를 기각했다.

    앞서 1심 법원도 최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고 당시의 정황과 사고 차량의 상태 등을 고려할 때 운전자인 최씨의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사고 당시 매우 강한 충돌이 여러 차례 있었는데도 가해 차량의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았다”

    “최씨는 40여년의 운전경력이 있었고, 최씨가 운전하던 차에 만 2살된 손자와 아내 등이 타고 있던 점에 비춰 과속 등 부주의한 운전을 했을 가능성이 경험칙상 매우 낮아 보인다”

    “따라서 이 사고는 운전자의 과실보다는 최씨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급발진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31일 경북 안동에서 자신의 그랜저 승용차를 운전하던 최씨는 차가 갑자기 돌진해 맞은편 도로를 걸어가던 70대 노인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