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남자의 '음모' 아닌 '음모'

    김동길    
     
    두 후보의 꿍꿍이속은 무엇인가.

    한 후보는 빨리 합치자고 하고 또 한 후보는 아직 때가 아니라고 버티더니, 최근에야 두 사람이 만나서 어느 수준의 합의를 보았다고 전해집니다. 그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나는 모릅니다. 알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서로 무슨 밀약을 하였는지, 그것을 모를 뿐 아니라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들의 ‘꿍꿍이속’이 무엇인지 알아서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 두 사람의 머리에서, 가슴에서, 국가와 민족을 건져낼 수 있는 무슨 크고 바람직한 생각이 나올 수 있겠습니까. 뻔합니다. 고작 여성 후보 한 사람의 목을 졸라 질식케 하는 그런 무슨 방안이 강구되었겠지요.

    그러나 나는 두 후보에게 경고합니다. 두 남자의 ‘음모’ 아닌 ‘음모’가 엿장수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제 각기, 문재인은 민주당 후보의 그 길을 가고, 안철수는 무소속의 그 길을 가기로 초지일관했다면, 문이 승리하여 18대 대한민국 대통령이 될 수도 있었고 혹은 안이 그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두 후보 주변의 소수가 ‘문‧안 단일화’에 박수를 보내는 것은 정권을 장악하기 위한 한 가지 목표만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국의 자유민주주의나 평화적 남북통일 같은 큰 꿈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꿈이 없기 때문입니다. 국민을 너무 얕잡으면 안 됩니다.

    국민에게도 생각이 있습니다. 두 사내들의 ‘야합’이 오히려 여성 후보에게 유리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아마도 그런 미래를 내다보고 시인 김지하가 “이번엔 여성이 대통령이 돼야 해”라고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던진 것이 아니겠습니까.

    김동길
    www.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