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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박근혜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9일 부산의 자갈치시장을 찾자 사방에서 '박근혜 대통령' 구호가 쏟아졌다. 한 발짝을 내딛기 힘들 정도로 수많은 인파가 박 후보를 에워쌌다. 경호 인력이 삼중으로 스크럼을 짜는 등 안전에 공을 들였지만 박 후보를 향한 부산의 애정은 격렬했다.
시장 내 좌판은 박 후보의 동선을 따라 위태롭게 출렁였고 주차된 오토바이는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박 후보를 보려다가 넘어진 사람들도 있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도 연출됐다. 그 과정에서 취재진의 옷이 뜯기는 일도 벌어졌다. 이 모습만 보면 'PK지역의 야권화'가 허구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 '지역경제 활성화' 선물보따리와 동행
박 후보의 부산 방문은 한 달여 만이다. 지난달 지역별 선대위 출범식 이후, 현장 중심의 지방투어 첫 행선지로 부산을 낙점한 것. 여기엔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요동치고 있는 지역민심을 붙잡기 위한 성격이 짙다. 이날 방문에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담은 선물보따리도 동행했다.
지역산업 근간인 조선업계 불황을 타개할 선방금융공사 신설을 약속했다. 최근 PK숙원사업인 해양수산부 부활에 이은 지역 민심잡기 안이다. 대선을 40일 앞두고 연일 '비상벨'을 울리고 있는 텃밭을 사수하려는 행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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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9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G-Star' 게임산업 채용박람회 방문, 한 시민과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 연합뉴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가 각각 박 후보와의 양자대결 할 때 30%대 후반∼40%의 지지율을 보였다. 박 후보는 다소 빠지는 흐름을 보였다. 당 일각에서도 야권의 후보단일화에 성공할 경우, 박 후보 대 단일후보가 5 대4 정도의 지지율을 보이면서 부산 선거가 고전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지난해 저축은행사태 등으로 악화된 여론이 회복되지 않은데다가 부산지역 의원들이 4.11 공천로비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도 박 후보의 자갈치시장 방문에 부산저축은행피해자대책위 이옥주 위원장을 비롯한 20여명의 회원들이 시위를 벌이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 요동치는 부산, 현장이 답이다
박 후보가 이날 현장 속으로 파고든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그는 국제시장에서는 부산 명물인 '씨앗호떡'을 10개를 구입하며 부산시민들과 만났다. 한 시민은 호떡 봉투에 싸인을 받는가 하면, 어떤 아주머니는 박 후보를 보자마자 절을 하자 당황한 그도 맞절을 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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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9일 오전 부산 중구 남포동 자갈치시장을 방문, 꽃게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이후 점심식사를 하기 전에 들른 한 수산물 가게에서 박 후보는 은쟁반에 수산물을 하나씩 올렸다. 커다란 꽃게와 홍합, 대합 등을 위 아래로 꼼꼼히 살폈다. 그는 결국 쟁반에 수산물을 가득 채웠다. 마지막으로 올린 오도리가 떨어지려고 하자 상인들은 어설픈 박 후보의 모습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크게 웃었다.
이후 수산물 값을 치르기 위해 주머니에서 천원짜리 몇 장과 오천원짜리 한 장을 꺼낸 박 후보는 난처한 표정으로 “이것 갖고는 안될텐데…”라고 하자, 조윤선 대변인이 즉석에서 오만원짜리 한 장을 건네는 순발력을 보였다.
박 후보는 이어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리는 'G-Star 게임산업 채용박람회'를 찾았다. 한국게임과학고교 등 부스를 둘러보면서 "게임이 성장하는 산업이고 미래유망산업인데 우리나라가 문화콘텐츠, 소프트웨어 쪽으로 가야되지 않나 (생각한다). 지원을 많이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모교인 서강대 게임교육원 부스에서는 학생들이 '병든 지구를 살리자'는 콘셉트로 개발한 게임을 직접 해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셧다운제' 질문을 받자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는데 보완할 점은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