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롯데는 독안에 든 쥐다.
롯데 자이언츠와 SK 와이번스가 '2012 팔도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5차전을 앞두고 있다. 경기는 목동구장에서 22일에 열린다. 두 팀은 현재 2승2패로 사이좋게 승패를 나눠 가졌다.
플레이오프 1차전을 승리한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확률이 75%라고 한다. 그리고 4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확률은 70%라고 한다. 이 확률은 프로야구의 역사를 통계 낸 것이다.
그래서인지 1차전과 4차전을 승리한 SK가 5차전에서 유리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롯데, 그래도 믿어본다
삶의 기록이 역사고 그 기록으로 통계를 내 확률을 만든다. 누군가가 확률을 단순히 숫자에 불과하다고 표현한다면 역사를 무시한다는 것이다. SK의 승리를 예견하는 사람은 역사를 존중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롯데는 확률로 설명되는 팀이 아니다. 잘 할 때도 못 할 때도 모두 예상 할 수 없는 팀이다.
-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도 롯데는 SK를 만났다. 그때도 5차전까지 갔다. 그리고 4차전을 롯데가 승리로 장식했다. 그런데 5차전에서 롯데는 패했다. 70%의 확률에 벗어난 것.
더 재미있는 통계가 있다.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갔던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 우승할 수 없다는 것. 이는 확률을 말할 필요도 없다. 지금까지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막장승부'를 펼치고 올라가 한국시리즈를 우승한 팀은 단 두 팀 뿐이기 때문.
실제로 롯데와 SK를 지켜보는 삼성은 느긋하다. 5차전까지 갔다는 이유로 삼성은 우승에 이미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상황이다.
그러나 그 두 팀 중 한 팀이 1992년 롯데였다. 진짜 예상하는 게 낭비인 팀이다.
롯데, 한국시리즈 가야...
누가 이긴다고 예상할 수는 없다. 아니 SK가 이긴다고 말하는 편이 더 확률이 높다.
그러나 팬들은 야구를 보면서 예상치 못한 결과에 환호한다. 사실 확률을 논하는 건 그것을 넘었을 때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함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롯데가 5차전에서 SK를 꺾어야 한다. SK팬과 롯데팬을 떠나서 야구팬을 위해서라면 말이다.
-
야구는 감동이다
롯데는 단 한번도 강팀인 적이 없었다. 그러나 롯데가 사랑받는 이유는 강팀이 아니기 때문이다. 롯데는 지금까지 단 두 번 우승했다. 최근 20년간은 우승도 못했다.
하지만 롯데는 프로구단 중 가장 많은 관중을 보유한 팀이다. 그 이유는 야구를 잘해서가 아니라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롯데의 1984년 우승은 故최동원의 희생으로 만들어졌다. 프로야구 초창기 야구의 인기에 불씨를 당긴 사람이 바로 최동원이다. 타고난 연투능력은 없다. 팔이 부서지라고 던지는 희생정신만 있을 뿐.
1992년 우승은 염종석의 희생으로 만든 것이다. 야구는 혼자하는 운동은 아니지만 투수가 외로운 포지션임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염종석은 1992년 고졸신인으로 데뷔했다. 그해 팀의 우승을 견인했다. 그리고 그의 선수생명은 끝났다. 2008년 롯데에서 은퇴하기까지 16년을 선수로 생활했지만 1992년의 감동을 넘어서는 활약은 펼치지 못했다.
두 투수의 희생은 롯데에게 두 번의 우승을 선물했고 롯데를 사랑하는 팬들에게는 감동을 줬다. 지난 20년간 두 선수의 희생으로 얻은 고정팬들이 형편없는 실력의 롯데를 최고인기 구단으로 만들어 놓았다.
-
롯데가 이기려면 누군가는 죽어야(?)...
롯데의 승리에는 미친 선수가 필요한게 아니다. 죽을 선수가 필요하다.
잘하는 야구를 펼치는 SK, 이들을 상대하는 롯데는 이미 잘 싸웠다. 강하지 못한 팀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서 그동안은 '미친 선수(?)'에게 의존했다.
하지만 롯데는 이제 더 미칠 선수가 없다. 때가 왔다. 누군가가 선수생명을 걸고 희생해야 할 시점이.
앞으로 10년간 롯데구단을 먹여살릴 팬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그라운드에서 쓰러질 선수가 필요한 것.
역사를 만드는 것은 기꺼이 희생할 개인이다. 팬들이 비록 그 역사의 파편으로 만든 확률만 운운한다고 할 지라도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