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연재는 2012 런던올림픽에서 당당히 결선무대에 진출했다. 개인종합 5위를 차지해 한국 리듬체조 역사를 새로 썼다. 그리고 손연재가 쓴 역사에 수 많은 국민들은 가슴이 설렌다. 다음 올림픽을 기다리는 설렘이다.

    최근 대구에서 열린 '전국체전'에서도 손연재는 정상을 차지했다.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그의 행보에 팬들은 더욱 기대하게 됐다. 그런데 갑자기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지난 17일 세계 최정상급 체조 스타들만 초청받는 이탈리아 세리에A 챔피언십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했던 손연재가 비행기표가 없어서 발길을 돌렸다. 

    뭐지? 비행기표 예약을 안 한 거?

    비행기표 예약을 안 한 거였다면 차라리 다행이다. 근데 속사정을 알고 보니 어처구니가 없다.

    대한체조협회가 손연재의 매니지먼트사 IB스포츠와의 갈등이 격해지면서 출전을 포기시킨 것이었다. 대한체조협회는 자신들이 초청한 경기는 거부하고 상업적인 활동에 집중시켰던 IB스포츠에게 그간 불만이 많았고 결국 이번 손연재의 행보에 어깃장을 놨다.

    이유는 다들 그럴싸하다 

    대한체조협회 "아직 절정에 오르지 않은 선수를 흥행을 위해 상업적으로 키울 수 없다."

    IB스포츠 "선수가 최적의 조건에서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후원해야 한다."

    손연재는 이제 세계무대에 첫 선을 보인 새내기다. 미래가 밝은 유망주다. 이 말은 대한체조협회와 IB스포츠가 다툼을 할 때가 아니라는 말이다. 더 키워야 할 때다.

    항상 성공하고 나면 뒷말이 나온다. 인정한다. 서로 누가 더 공헌했는지 분명 가리고 싶다는 것도 안다. 근데 중요한 것은 손연재는 아직 성공하지 않았다.  

    두 기관의 이해관계, 권력싸움 따위는 국민들의 관심 밖이다. 그리고 손연재가 세계 정상에 올랐을 때 해야 명문이 서는 것이다. 이제 막 세계무대에 데뷔시키고 광고수입이 좀 들어온다고...그러지 말자.   

    손연재를 위해서 대한체조협회도 IB스포츠도 협조해야 한다. 손연재를 응원했던 국민들의 바람도 그럴 것이다. 

    손연재가 개인의 노력만으로 성장한 게 아니라는 사실도 알고 대한체조협회와 IB스포츠가 많이 도왔다는 사실도 안다. 하지만 부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과오를 범하진 않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