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오후 12시 26분 경 제주 남서쪽에서 침수 사고가 일어난 외국 화물선을 구조하러 갔던 해경 고속단정이 전복돼 외국인 선원 5명이 사망했다.

    사고 당시 해경은 18일 오전 7시 15분 경 제주시 차귀도 남서쪽 27.7km 해상에서 선체에 구멍이 나 침수되고 있던 말레이시아 선적 화물선 신라인(5,436t)호 선원을 구출해 복귀하는 중이었다. 신라인 호는 구조요청을 한 뒤 해경이 제공한 펌프로 배수작업을 하면서 제주 서귀포시 화순항으로 이동하고 있었으나 점차 물에 잠기기 시작했다.

    외국인 선원을 구조한 제주해경 고속단정은 그러나 오후 12시 26분 경 높은 파도에 전복됐다. 이때 고속단정에 타고 있던 17명이 바다에 빠졌다. 이 중 11명은 구명조끼를 입고 있어 배 외부로 나올 수 있었으나 배 안에 있던 중국인 선원 왕신레이 씨(41) 등 2명과 헨리 모라다 씨(35) 등 필리핀 선원 3명이 숨졌고, 제주해경 소속 김철우(28) 순경은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됐다. 김 순경은 구조 후 병원에서 의식을 되찾았다.

    제주 해경 측에 다르면 사고 당시 너울성 파도의 정점에 올랐을 때 다른 파도가 강하게 배의 오른쪽을 강타해 뒤집어졌다고 한다. 먼 바다에서 종종 일어나는 삼각파도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사고가 난 고속단정은 길이 10m, 폭 3.3m, 높이 1.2m, 4∼5t 규모로, 80㎏ 성인 10∼11명 정도를 적정 인원으로 본다.

    제주 해경은 '왜 그렇게 많은 사람을 태웠느냐'는 언론의 질문에 "당시 상황이 워낙 좋지 않았고 화물선이 언제 침몰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단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날 사고 해역이 포함된 제주도 남쪽 먼바다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높이 4m 안팎의 높은 파도가 일고 있었다.

    사고가 난 화물선은 스틸코일 4,472t과 기계 설비 2,100t을 싣고 부산을 출항해 싱가포르로 향하는 중이었다. 배에는 중국인 13명과 필리핀인 6명 등 선원 19명이 타고 있었다. 화물선은 결국 오후 3시 50분 경 침몰했다.

    다음은 사망자 명단이다.

    천안룽(중국·24)
    왕신레이(중국·41)
    헨리 모라다(필리핀·35)
    블러트 글리슨 하우티(필리핀·38)
    제이슨 U.세이즌(필리핀·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