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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린 영화의 전당.ⓒ윤희성
10일간의 달콤했던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내년을 기약하며 막을 내렸다. 지난 13일 열린 폐막식을 끝으로 대장정을 마무리 한 것. 세계적인 축제로 거듭난 BIFF의 날들이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제17회 BIFF가 남긴 것들을 돌아보자.
역대 최다 관객 동원
22만여명의 관객이 제17회 BIFF를 방문했다. 20만을 돌파한 것은 역대 처음이다. 지난해보다 행사 기간이 1일 늘어난데다 두 번의 주말이 영화제 기간에 포함돼 있어 관객 동원에 유리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BIFF 운영위원회는 "내년에는 목요일이 아닌 금요일에 개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을 정도.
이번 BIFF는 75개국에서 초청된 304편의 영화를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개막작인 '콜드 워'를 시작으로 '위험한 관계', '남영동 1985', '명왕성', '용의자 X'등이 매진을 기록했다.
아시아필름마켓(AFM)도 덩달아 호황을 누렸다. 지난해 60개 작품이 상영됐던 마켓 스크리닝은 올해 70개 작품이 80회 상영됐고 마켓 프리미어에서도 지난해보다 5편 증가한 40편을 유치했다.
스타와 팬의 만남
스크린을 통해서만 볼 수 있었던 배우들이 눈앞에 나타났다. 관객들에게는 영화를 보는 것 이상의 즐거움이다. 부산은 먹고 놀게 많은 도시다. 영화제 공식일정이 끝난 스타들은 인근 횟집이나 포장마차에서 회포를 풀었고 무심코 지나가던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어, 누구누구다'라며 환호성을 질렀다.
뿐만 아니라 영화제의 꽃인 레드카펫도 명불허전이었다. 관객석을 관통하는 레드카펫은 배우들을 오래도록 볼 수 있도록 배려한 것. 또 개막식 다음날 방문한 스타들에게도 레드카펫 행사를 마련해줘 연일 관객들은 흥분됐다.
해운대 바닷가에서는 작은 레드카펫이 또 열렸다. 한가인, 문근영, 김사랑, 이병헌, 슈퍼주니어, 에프엑스 등의 스타들이 모래사장에 마련된 레드카펫에서 또 다시 관객을 황홀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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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국제영화제가 시작된 남포동 일대.ⓒ윤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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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국제영화제가 주로 열리는 해운대 일대.ⓒ윤희성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
완벽은 없다. 아무리 잘 해도 아쉬운 점을 있기 마련. BIFF도 역시 비판할 점을 남겼다.
분산된 행사장이 가장 큰 문제였다. 이번 영화제는 해운대 '영화의 전당', 남포동 '영화의 광장'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이동의 불편함은 극심했다. 해운대와 남포동의 거리는 지하철로는 40분 이상.
결국 해운대에서 진행된 행사에는 인파가 몰렸지만 남포동은 파리만 날렸다. 남포동은 BIFF의 1회부터 15회까지 축제를 주도한 공간으로 그 상징성이 크다. 부산을 찾은 외지인들에게 부산 영화의 뿌리를 제대로 설명하지는 못하는 결과를 낳은 것.
또 해운대 '영화의 전당'이 위치한 센텀시티는 신도시다. 그래서 영화제를 찾은 관광객들은 주변의 대형 백화점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편의 시설을 활용할 수 없었다.
만약 부산이 가진 독특함을 느끼고자 했던 영화팬들이라면 남포동의 추억이 더욱 그리웠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