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명 개그맨, 아내 폭행 긴급 체포." 추석 당일 올라온 기사 하나가 수백 수천개의 아류(亞流) 기사들을 양산하며 한 가정을 패닉 상태로 몰고 갔다. 기사에 거론된 주인공은 개그맨 김경민(43).

    결론적으로 김경민이 아내를 때렸다는 기사는 오보였다. 김경민은 지난 2일 오전 <뉴데일리>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해당 기사는 사실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은 엉터리 소설"이라며 "아내에게 몇 마디 욕설은 한 적이 있지만 손찌검을 하거나 목을 조른 사실은 전혀 없다"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이날 오후 마포구 신수동 자택으로 일부 언론사를 초대한 김경민은 "기사가 나오고 나서부터 식구들 모두 밥 한끼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게 바로 '공황 상태'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일단 저희 부부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습니다. 말도 안되는 기사가 모 종편사에서 나온 이후로 3시부터 한끼도 먹을 수가 없었어요. 이와중에 밥 숟가락이 도저히 목에 넘어가지가 않더라구요. 그냥 둘이 부둥켜 안고 밤새 울었습니다. 애들은 배고프다고 보채고 울고 난리도 아니었죠. 너무나 미안했지만, 정말 제 정신이 아니었습니다."

    "기자님들, 아내 얼굴을 좀 보세요. 이게 맞은 얼굴입니까?"

    김경민은 함께 자리한 아내 이인휘씨의 손을 꼭 잡고는 "제가 와이프를 때리지 않았다는 점은 아내 얼굴을 보시면 바로 아실 것"이라며 거듭 억울함을 호소했다.

    실제로 '맞았다'는 이씨의 얼굴은 너무도 멀쩡했다. 단지 이틀째 잠을 못 자고, 밥을 못 먹어, 피곤한 기색은 역력해 보였으나 절대로 누군가에게 맞은 얼굴은 아니었다.

    이씨는 "남편이 저와 싸울때 가끔 욕을 해대, 평소 '욕하지 마라. 그러면 경찰에 신고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말 해왔는데 마침 이날 충동적으로 전화를 건 것이었다"며 "무슨 큰 일이 벌어져 신고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김경민은 "아내가 신고를 하는 바람에 졸지에 경찰 조사까지 받게 됐지만 우리의 자초지종을 듣고는 형사 분께서도 피식 웃으셨다"면서 "훈방 조치로 끝난 일을 마치 중대 범죄가 일어난 것처럼 보도해 정말 당혹스러웠다"고 밝혔다.

    "저희 얘기를 듣더니 한 형사님께서 '에이 그러지 마소. 나도 부부싸움 좀 하는데, 이번 기회에 버릇 좀 고치세요'라고 따끔한 주의를 주시더라구요. 그래서 알겠다고 말씀드리고 잘 마무리가 된 줄로 알았습니다. 이게 이런 식으로 확대될 줄은 꿈에도 몰랐죠."

    김경민은 "우리 부부가 9시 뉴스에 나올 줄은 몰랐다. 추석 명절에 왜 이런 뉴스를 내보내 남의 가정을 파탄지경으로 몰아가는지 모르겠다"며 "더 이상 잘못된 보도로 피해를 입는 연예인이 없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취재 조광형 기자 ckh@newdaily.co.kr
    사진 양호상 기자 n2cf@new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