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3개월 앞두고 "공정한 인터넷 문화 조성" 당부정치색 짙어보일까 포털社 언론 비공개 요청키도
  •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는 20일 국내 대형 포털사인 네이버와 다음 사무실을 잇따라 찾았다.

    오는 12.19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이 여론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리 포털 업체를 찾아 공정한 인터넷 문화를 위한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민감한 '네거티브 공세' 등 유언비어가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는 경우가 많은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댓글문화'에 대해서는 역지사지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 朴 "인터넷 선진문화 앞장서 달라"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취재진에게는 알리지 않은 채 서울 한남동에 있는 다음커뮤니케이션 서울사무실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박 후보는 여성 직원들의 수유실과 휴게실 등 여성 직원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둘러봤다고 한다.

  • ▲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20일 오전 다음 서울사무소를 비공개로 찾았다. ⓒ 뉴데일리
    ▲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20일 오전 다음 서울사무소를 비공개로 찾았다. ⓒ 뉴데일리

    최세훈 대표 등 임직원들을 만나 "최근 인터넷실명제가 위헌이라는 판결도 있었지만 우리 사회가 역지사지의 정신으로 인터넷이 남용되지 않도록 좋은 인터넷 문화를 만드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조윤선 공동 대변인이 전했다.

    "30년 된 인터넷 강국으로서 자율적인 정화노력으로 인터넷 문화에 있어서도 선진국이 돼야 한다. 이미 인터넷은 국민의 삶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만큼 인터넷 선진문화를 만드는데 앞장서야 한다"
    - 박근혜 후보

    또 "사이버 세상은 또 하나의 지구라는 말이 있듯이, 사이버의 선진화가 오프라인의 선진화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그는 다음 측이 "해가 갈수록 댓글 문화도 점차 순화되면서 참여자들 간의 자정능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하자 "남을 배려할 줄 알아야 선진국이듯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려면 댓글 문화와 토론 문화에서도 역지사지할 수 있는 정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후보는 지난달 '안철수 룸살롱'에 이어 '박근혜 콘돔'이 네이버의 검색어 상위 순위에 오른 데 대해 "'검색어를 치니까 내용은 없다'고 하는 보도를 봤다. 계속 (그런 단어를) 올려서 숫자를 늘리고 그런 거 아닌가"라며 불쾌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 다음·네이버 비공개 방문…왜?  

    박 후보는 오후에는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네이버 본사를 찾았다. 취재진들의 취재는 이번에도 제한됐다.

    이 자리에서 박 후보는 "인터넷은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등 우리 생활 전 분야에 걸쳐서 중요한 환경이 된 만큼 인터넷 환경도 개선돼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IT 포털사에 젊은층 구성원이 많은점을 고려, 워킹맘의 애로사항과 2040세대가 삶에서 피부로 느끼는 문제점과 개선 방에 대한 목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2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네이버 본사를 방문, 김상훈 대표 등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2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네이버 본사를 방문, 김상훈 대표 등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박 후보의 대형 포털사 방문이 비공개로 이뤄진 데는 포털사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대선을 3개월 여 앞두고 자칫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홍보실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박 후보의 방문사실을 공개하며, 정치적 중립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번 방문은 박 후보가 대선 후보로서 산업 현장을 방문하여 다양한 목소리를 청취하는 과정에서 인터넷 기업에서 일하는 워킹맘의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한 의견 수렴 차원에서 Daum과 네이버 방문을 요청해 온 데 따른 것이다."

    "네이버는 서비스의 정치적 중립을 지향하고 있으며, 정책 개발을 위한 여론 수렴 차원의 방문이라면 다른 후보 및 정치인의 방문에도 문호를 개방한다는 입장이다."

     

    ◈ 드라마 외주제작사 현장 방문 "쪽대본 많이 들었다" 

    박 후보는 이날 네이버 방문에 앞서 경기 용인에 있는 MBC 드라미아에서 외주드라마 제작진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보조출연자, 단역출연자 등을 포함해 독립제작사협회·매니지먼트협회·외부프로덕션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20일 오후 용인시 처인구 MBC드라미아를 방문, 외주 드라마 '아랑사또전' 보조 출연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20일 오후 용인시 처인구 MBC드라미아를 방문, 외주 드라마 '아랑사또전' 보조 출연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 참석자는 "4년 째 일주일도 쉬지 못하고 일해도 젊고, 좋아서 한 일이었는데 이제는 (생계를) 생각해야 하니까 꿈을 접고 다른 일을 해야 하나 생각도 든다"며 어려운 작업환경에 대해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박 후보는 "훌륭한 드라마나 한류 열풍도 다 사람이 만들어내는 것인데 이런 분들이야말로 소중한 인재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분들이 일에 몰두하면서도 생계나 생활에 큰 부담과 어려움이 없도록 법이나 제도 등을 정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가 촬영장을 둘러보는 과정에서 한 제작진이 "당장 오늘 밤에 방영될 드라마를 찍고 있다"고 말하자 박 후보는 "저도 쪽대본 이런 얘기를 많이 들었다. 현장에서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으시다고 해서 이야기도 좀 나누고 뒷받침 해드릴 길이 없을까 해서 찾아뵙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배우가 시상식 나와서 소감으로 자기는 스태프가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 하나 얹은 것 뿐이라고 (했는데) 뒤에서 애쓰시는 분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고생이 많다는 얘기를 한마디로 표현한 것 같다"고 했다.  

    "겉으론 화려한 드라마지만, 힘들게 이렇게 한류까지 만들어내셨는데, 현장에서 일하는 여러분께 도움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