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무료서비스 통해 급성장하고 있다" 이석우 대표 "카카오톡 같은 기업 많이 나오게 힘써준다면.."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첫 정책 행보로 '일자리 문제'를 내세웠다. 

    그는 17일 구로 디지털단지에서 '일자리 간담회'를 열어 '공유가치 성장론'을 강조했다.

    "요즘에는 '포용적 성장'에서 더 나아가 '공유가치 성장' 얘기도 나온다.

    기업이 단기적 이익에 급급한 게 아니라 사회적 가치에 공헌을 함으로써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는 동력이 되는 것이 공유가치 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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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철수는 '안랩'.. 문재인은 '카톡'

    이날 문 후보는 대표적 사례로 소셜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인 '카카오톡'을 들어 눈길을 끌었다.

    지난 7월말 서울 강남구 카카오톡 본사를 직접 방문할 정도로 '카카오톡'에 애정을 보여온 문재인 후보다.

    "제가 얼마 전에 카카오톡 본사를 방문했다. 그때 우리나라 통신비가 부담이 크니까 카카오톡 무료서비스를 통해서 통신비를 낮춰주는 것이 고마웠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은 무료서비스를 통해 회사가 급성장하고 있다. 이것이 하나의 성장 방안이자 일자리를 만드는 방안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카오톡 이석우 대표도 문 후보에 힘을 실어줬다. 

    이 대표는 특히 문 후보의 '라이벌'인 안철수 원장이 몸담았던 '안철수 연구소'를 거론하기도 했다.

    "카카오톡이 빠르게 성장한 데는 기존 기업이 소비자를 상품을 파는 대상으로 생각한 것과 달리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어떻게 가치를 공유할지 고민했기 때문이다."

    "안철수 연구소가 무료백신을 배포하고 카톡이 무료 문자를 제공한 것은 기존 경제관념을 뛰어넘는 새로운 가치를 제공한 것이다."

    "카카오톡 같은 기업이 많이 나오게 힘써준다면 일자리 창출 문제는 저절로 해결될 것이다."

  • ▲ 이석우 카카오톡 공동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 정상윤
    ▲ 이석우 카카오톡 공동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 정상윤
     

    ■ 카톡 통해 뭘 노렸나?

    #. 우선 이번 대선에서 핵심 화제가 될 '경제민주화'를 가장 쉽게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카카오톡'을 선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무료 문자-통화'를 두고 대기업 통신사들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카카오톡'은 젊은층으로부터 높은 인기를 끌고 있어 문 후보가 추구하는 '대기업 때리기'를 설명하기에 수월할 것이란 얘기다.

    똑같은 논리로 민통당의 '무상시리즈'도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1석 2조'가 될 수도 있다.

    #. 야권 안팎에선 문 후보가 안 원장과의 단일화-연대를 염두해뒀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문 후보는 자신의 철학을 '카카오톡'으로 대표했다. 이석우 대표는 '카카오톡'을 '안철수연구소'와 같은 철학을 가졌다고 했다.

    결국 문 후보는 안 원장과 '같은 철학'을 공유한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였다는 평가다.

    #. 내세울게 '참여정부' 뿐이 없는 문 후보가 자신의 이미지를 새롭게 덧씌우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실패한 정부'란 평가를 받고 있는 참여정부에 대한 공세를 미리 예측, '카카오톡'이란 기업을 대표해 이미지를 상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물론 '안철수연구소'를 통해 이미지 메이킹에 성공한 안철수 원장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이라고도 볼 수 있다.

     

    '카톡'을 따라한다고?

    문 후보가 자신의 정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카카오톡'을 내세운 것을 두고 본질을 꿰뚫어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카카오톡'은 '무료 문자'를 통해 전국민적인 모바일 메신저로 자리잡았지만 '수익 모델'이 없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무료'니까 쓰겠다는 사람은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돈'내고 쓰기엔 부족하다는 뜻이다.

    #. 게다가 실질적으로 소비자들이 통신사에 지불하는 비용은 더 늘어났다. '카카오톡'을 쓰기 위해 구입해야 할 스마트폰, 데이터를 쓰기 위한 요금제 등의 값을 종합하면 이전보다 오히려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기 때문이다.

    #. 모든 서비스가 무료인 것도 아니다. 그간 카카오톡은 수익 창출을 위해 '플러스 친구', '선물하기', '이모티콘' 등의 유료 서비스도 내놓은 바 있다. 향후 '온라인 쇼핑몰과의 연동', '소셜커머스사업' 등을 다양한 수익 모델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이같은 복잡한 '카카오톡'의 사정은 몰라보고 단지 '무료, 공유'만을 기억하는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도 재정 위기로 부도 직전까지 간 그리스 꼴이 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