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말 잘 듣는 文캠프, 말 안 듣는 非文캠프文캠프엔 '타 후보 야유, 비방 금지' 팻말 등장
  • ▲ 민주통합당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왼쪽부터) 후보가 9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18대 대통령 후보자 선출을 위한 대전ㆍ세종ㆍ충남 순회경선에서 당원들을 향해 인사를 하며 경선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2.9.9 ⓒ 연합뉴스
    ▲ 민주통합당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왼쪽부터) 후보가 9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18대 대통령 후보자 선출을 위한 대전ㆍ세종ㆍ충남 순회경선에서 당원들을 향해 인사를 하며 경선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2.9.9 ⓒ 연합뉴스

    '문재인 지지자'는 환호했고, '비문(非文) 지지자'는 야유를 보냈다.

    9일 민주통합당의 제 18대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세종·대전·충남 순회경선에서는 두 동강난 당심(黨心) 이 또렷하게 드러났다.

    이해찬 대표의 인사말이 진행될 때는 물통과 날계란이 무대 방향으로 연달아 투척됐고, 일부 대의원들 간에는 멱살잡이도 심심찮게 벌어졌다. 한마디로 아수라장이었다. 침착성을 잃지 않은 것은 문재인 후보 진영 뿐이었다.

    ◈ 계획된 소란…계란·물병 투척 

    비문(非文·비문재인) 진영과 문재인 후보 진영의 온도차는 컸다. 비문 지지자들은 모바일 투표에 대한 불공정 시비와 실무적 오류가 계속되고 있는데 대한 분노를 폭력적인 방법으로 표출하기도 했다.

    대의원 투표에 앞서 이해찬 대표의 인사말이 시작되자 일부 당원들은 2층 대의원석에서 뛰어 내려와 무대위로 진입하려고 시도, 경호원과 몸싸움을 벌였다. 일부 당원들은 "개X 자식들아, 물러나라", "모바일이랑 대의원이랑 같냐"며 고함을 질렀다.

    또 일부 과격한 당원들은 단상을 향해 미리 준비해온 500ml 물병과 계란을 잇따라 투척해 앞쪽에 있던 기자석에 날아들기도 했다. 다행히 피해자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민주당의 성난 당심이 그대로 투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이러한 행위를 '투표방해행위'로 규정하고 관련자의 신변을 확보한 상태이다.

    ◈ 문재인 측 "민주당은 하나다" 피켓

    난동은 비문 진영에서 주로 이뤄졌다. 문 후보 측 응원석에서는 이해찬 대표의 연설이 끝나자 박수로 환호를 보냈다. 또 이들은 '민주당은 하나다'라는 피켓을 들고 있기도 했다. 당선이 점점 유력해지는 만큼 비문진영을 자극하지 않고 갈등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문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낙점될 경우 비문진영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데다가 당 화합 차원에서도 갈등이 장기화되는 것은 큰 부담으로 작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끼리 뭉치지 않는다면 바깥에 나가서 어떻게 이기겠는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한편 우리 단결을 준비해나가자는 간곡한 호소를 드린다."

    "친노-비노 분열 프레임을 제가 깨겠다. 친노가 노무현 정신을 넘어, 그 가치를 넘어 계파가 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 문재인 후보

    다른 경선때와 달리 손학규·정세균 후보는 친노세력에 대한 비판을 자제했고, 김두관 후보만 경선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전화신호가 선거인단에게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기권처리를 했다. 투표를 다 마치고 이렇게 연설을 하고 있다."

    "감히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이런 짓을 해 놓고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 패권세력의 입장이다. 오만과 불통으로 뭉쳐 반성할 줄 모르는 당내 패권주의를 확실히 뿌리 뽑겠다."
     - 김두관 후보

    연설 중간중간에는 지지자들 간의 몸싸움이 끊이질 않았다. 당초 물병 투척을 주도한 세력으로 김두관 후보 측 응원단장이 지목되면서 이에 반발한 김 후보 측 지지자들과 손 후보 측 지지자들이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 밖에도 대의원들이 현장 투표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일부 당원들 간의 크고 작은 마찰이 끊임없이 빚어지며 볼썽 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

  • ▲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경선 후보가 9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18대 대통령 후보자 선출을 위한 대전ㆍ세종ㆍ충남 순회경선에서 정견발표를 마친 후 손학규 후보 등 다른 후보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12.9.9 ⓒ 연합뉴스
    ▲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경선 후보가 9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18대 대통령 후보자 선출을 위한 대전ㆍ세종ㆍ충남 순회경선에서 정견발표를 마친 후 손학규 후보 등 다른 후보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12.9.9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