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 야당 대선 후보? 점점 사라지는 '존재감'대선 구도 박근혜 vs. 안철수 굳어지는데…
  • ▲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경선 후보가 9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18대 대통령 후보자 선출을 위한 대전ㆍ세종ㆍ충남 순회경선에서 승리한 후 두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경선 후보가 9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18대 대통령 후보자 선출을 위한 대전ㆍ세종ㆍ충남 순회경선에서 승리한 후 두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대전=최유경 기자] 민주통합당의 전국 순회경선이 막바지에 접어들 수록 문재인 후보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문 후보는 9일 세종·대전·충남 순회경선에서 과반의 고지를 재탈환한 것과 동시에 10연승을 거두며 대세론을 입증했다.

    하지만 모바일투표를 둘러싼 비문(非文·비문재인) 진영과의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면서 크고 작은 폭력사태가 경선장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면서 당이 양분화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또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출마가 가시화되면서 일찌감치 후보를 확정지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대권경쟁구도에서 문 후보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는 형국이다.


    ◈ 대선구도 박근혜 vs. 안철수로 굳어지나

    무엇보다 최근 정치권을 뒤흔든 안철수 원장 측의 '대선 불출마 협박' 폭로의 가장 큰 피해자로는 박근혜 후보가 아닌 문재인 후보로 꼽힌다. 지난 7일 실시된 리얼미터·JTBC 여론조사 결과, 다자대결에서 문 후보의 지지율이 소폭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되레 박 후보의 지지율은 일부 상승했다. 

    다자대결에서 박 후보 지지율은 42.4%로 기자회견이 진행된 6일(40.7%)과 비교했을 때 1.7%포인트 올랐다. 반면 안 원장 지지율은 23%로 전일보다 0.2%포인트 떨어졌고 문 후보 지지율은 17.5%로 전날(17.3%)에 비해선 0.2%포인트 올랐지만, 기자회견 전날(18.8%)에 비해선 1.3%포인트 하락했다.

  • ▲ 여야 유력 대권주자인 (왼쪽부터)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 안철수 원장, 민주당 문재인 경선 후보.  ⓒ 연합뉴스
    ▲ 여야 유력 대권주자인 (왼쪽부터)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 안철수 원장, 민주당 문재인 경선 후보. ⓒ 연합뉴스

    특히 안 원장 측의 폭로 기자회견이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전남에 경선 당일 이뤄지는 바람에 여기에 쏠릴 관심을 간접적으로 차단시켰다. 동시에 불출마 협박 가해자로 박근혜 후보 측 인사를 지목하면서 '박근혜-안철수' 대선구도를 대중에 각인시켰다.

    전국을 도는 순회경선을 펼치며 두 후보와 지지율 격차를 차곡차곡 따라잡고 있던 문 후보로서는 허탈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 점점 사라지는 '존재감' 제1 야당 대선후보 돼도… 

    문 후보 측은 이날 대전 경선에서 누적 득표율 50%를 탈환한 것을 계기로 오는 16일 서울 경선에서 과반수로 마무리 지어 본선에 직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결선투표 없이 경선을 신속하게 마쳐 '경선 후보'에 발이 묶이지 않겠다는 뜻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일찌감치 대선 후보를 결정지은 뒤 광폭행보를 보이며 '컨벤션 효과'를 누린 만큼 문 후보도 같은 전철을 밟아 박 후보를 뛰어 넘을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지율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박 후보를 독자후보로서 뛰어넘을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더욱이 민주당이 이번 폭로와 관련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안 원장에 대해 대대적인 지원사격에 나서면서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선 국면에서 박근혜 후보와 안 원장간의 대결구도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지도부가 안 원장 문제에 개입할 수록 문 후보의 존재감이 점점 희미해 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안 원장 측이 민주당을 향해 도움을 요청하는 상황도 아닌데 당 지도부가 진상조상위까지 꾸려 미래의 단일화대상인 안 원장을 향해 과도한 배려를 쏟고 있다는 지적도 당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문 후보가 지금같은 여세를 몰아 제 1 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더라도 자칫 안 원장의 '들러리'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엄습해 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 非文 지지자들 계란·물병 투척‥욕설 난무

    당내 화합도 골치거리다. 이날 경선에서는 이해찬 당 대표가 단상에 오르자마자 당원들의 욕설과 폭언이 난무했다. 경선이 예상보다 흥행에 실패한 데다가, 모바일경선의 불공정 시비와 실무적인 오류 등으로 당원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

    비문진영의 일부 당원들은 미리 준비해온 날계란과 500ml 물병을 연단으로 투척했고, 몇몇 대의원은 무대로 진입을 시도하다가 경호원에게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또 당원 간의 멱살잡이는 투표장 안팎에서 심심찮게 벌어지는 등 폭력으로 얼룩졌다.

  • ▲ 민주통합당 18대 대통령 후보자 선출을 위한 대전ㆍ세종ㆍ충남 순회경선이 열린 9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이해찬 대표가 인사말을 하던 중 한 후보의 지지자들과 진행요원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 민주통합당 18대 대통령 후보자 선출을 위한 대전ㆍ세종ㆍ충남 순회경선이 열린 9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이해찬 대표가 인사말을 하던 중 한 후보의 지지자들과 진행요원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비문 진영은 전체 선거인단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모바일투표가 문 후보의 지지기반인 젊은층과 친노 세력이 모바일에 익숙한 만큼 문 후보에게 유리한 투표 방식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또 실무적인 오류가 잇따르는 만큼 결선투표에서는 경선 방식을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반면 문재인 후보는 모바일투표가 여론조사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은 만큼 민심이 정확히 반영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비문진영을 포함한 당원들은 비난의 화살을 이 대표에게 돌리고 있다.

    하지만 문 후보는 대통령 후보에 당선될 경우 이들을 다 품고 가야만 하는 입장이다.

    문 후보는 이날 정견발표에서도 계파없는 정치, 당내 화합을 주문했다. 사실상 당선권에 접어든 만큼 당내 정쟁을 최대한 피하고 자제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문 후보 응원석에서는 '민주당은 하나다'라는 피켓을 들고 있기도 했다.

    한편 이날 대전·충남·세종 경선을 끝으로 민주통합당은 12일 대구ㆍ경북, 15일 경기, 16일 서울 경선만 남겨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