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비리 의혹 정황?'.. 朴 "의례적 위로일 뿐" 일축추가메시지까지 공개.. 朴 "세분과의 우정을 간직하겠다"
  • ▲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 참석해 벗어 놓았던 윗 옷을 입고 있다. ⓒ 연합뉴스
    ▲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 참석해 벗어 놓았던 윗 옷을 입고 있다. ⓒ 연합뉴스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공천 청탁과 함께 양경숙 씨에게 각각 17억 원과 12억 원을 건넨 혐의로 구속된 이양호 씨(서울 강서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와 정일수 씨(부산지역 시행업체 대표)가 공천 확정 전날 박지원 원내대표와 공천 여부를 묻고 답하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29일 확인됐다고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문자메시지의 진위는 이날 민주통합당이 인정해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자메시지의 내용을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하다. 동아일보는 "공천비리 의혹을 밝히는 결정적 정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지만, 민통당은 공천 비리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오전 민통당 우원식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수사과정이 연일 언론에 중계되고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검찰에 출두하지도 않았는데 검찰의 조사를 이미 받고 있다"며 강하게 불만을 표했다. 

    "사실이 아닌 것을 해명해야 하고 매일 매일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이것이 바로 피의사실 공표를 하지 못하도록 한 입법정신인데 검찰은 이를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는 것이다."

    #. 우 원내대변인은 이날 <동아일보>가 보도한 다음과 같은 문자메시지 내역을 인정했다. "3월 19일 밤 최고위원회 도중 10시 26분 이양호씨로부터 언론에 보도된 문자가 왔고 그것에 대해서 박 원내대표가 답신했다"는 자세한 설명까지 덧붙이면서다.

    ◆ 3월 19일 밤

    <이양호> "양 본부장(양경숙)과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성공하기를 기대합니다."
    <박지원> "죄송합니다. 어렵습니다."

    <정일수> "좋은 소식 바랍니다."
    <박지원> "좋은 소식 전해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신문은 "검찰은 박 원내대표가 ‘양 씨와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의미를 곧바로 알아챈 점에 비춰 돈 제공자들의 공천 청탁 및 공천 뒷돈 제공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 대변인은 박 원내대표가 이들의 공천 신청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단순히 신청사실을 들었을 뿐"이라 강조하면서다.

    "양경숙씨로부터 이양호, 정일수, 이규섭 외에도 여러 사람이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는 말을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미 들었고, 그중 이양호씨에게서는 직접 듣기도 했다."

    그러나 "(양 씨가) 박 원내대표의 영향력을 믿고 로비를 했다는 것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4.11총선당시 최고위원으로 각종 회의에 참여하고 있었으나 최고위원선거에서 4위를 했을 뿐 아니라 당내 주류세력에도 밀려나 있었기 때문에 비례공천에 실질적인 영향이 없었다.

    양경숙 씨는 당내주류세력인 친노성향이 강한사람인데 당시 박 원내대표의 이러한 처지를 모를 리 없다.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 <동아일보>는 박 원내대표가 답변에서 ‘죄송합니다’라고 한 것에 대해 "이 씨에게 무언가 보답을 해야 하는 압박감에 따른 미안함을 표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우 대변인은 "이 씨의 문자메시지는 자신의 문제를 묻는 것으로 이해했기 때문에 탈락사실을 알려줬고 의례적인 위로를 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를 강조하기 위해 추가적인 문자메시지 내역까지 공개하기도 했다.

    ◆ 3월 20일 오후

    <이양호> “대표님 그동안 심려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저희들을 위하여 애 많이 쓰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늘 승리하시고 건강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이양호 장로 올림.”
    <이양호> “혹시 언제 어디서든지 제가 필요하시면 콜하십시오. 언제든지 달려가겠습니다.”
    <박지원>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세분과의 우정을 간직하겠습니다.”
    <이양호> “네 고맙습니다.”

     "돈을 받고 또는 그런 것과 연루되어 공천을 하려고 하다가 안됐다면 그리고 박지원 원내대표가 돈을 받았다면 이양호씨가 문자를 이렇게 우호적으로 보냈겠는가. 막 욕이라도 하지 않았겠느냐"는 설명이다.

    #. <동아일보>는 "2월말 양 씨의 권유로 세명이 모두 박 원내대표에게 후원금 500만원씩을 보냈고, 3월에는 박 원내대표와 양씨, 돈 제공자 3명이 함께 만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공천 청탁 교감이 이뤄졌을 개연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민통당은 "공식 후원금으로 3명으로부터 돈이 들어 왔는데 양경숙씨는 3월 3일 500만원, 이규섭씨는 3월 16일 500만원, 정일수씨는 3월 17일 500만원"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정일수씨가 후원금을 낸 3월 17일은 비례대표 서류심사에서 탈락한 이후"라고 했다.

    또한 "3월 15일 저녁식사 자리에는 네사람 외에 박 원내대표 보좌관도 동석했던 바, 그 자리에서는 ‘박지원 돕자’는 덕담이 오갔을 뿐"이라며 공천 청탁 교감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