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구조가 달라져도 망나니는 있다

      

  • ▲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전 조선일보 주필ⓒ
    ▲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전 조선일보 주필ⓒ

    흉악범죄, 외톨이 범죄를 보도할 때마다 “사회안전망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운운 하는 대목을 상투적으로 집어넣는다. 사회안전망은 물론 외톨이 범죄가 아니더라도 마련이 시급하다. 그러나 논점을 즉각 그리로 이동시키는 것은 글쎄다.

    가난하고 불우한 외톨이 처지의 사람들은 많다. 그런데 그 중 대부분은 어려운 삶에도 불구하고 착하게 살아간다. 그리고 아주 소수가 그런 용서받지 못할 성범죄 살인범이 되었다. 그리고 반드시 ‘외톨이였기에’라고 말할 수도 없다. 외톨이가 아닌 경우라도 그런 사례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그들이 마치 ‘외톨이 일반성’이라도 반영하는 것처럼 설명해선 안 된다. 그들은 예외적이고, 극히 일탈적인 사례다.

    흉악범 유발 환경이라는 것은 있을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소외와 빈곤과 불우한 성장기다. 이 잠재적 요인을 가능한 한 줄이자는 취지는 좋다. 그러나 “범죄는 특정한 사회구조 탓...”이라고 기계적으로 돌리는 일부 이론은 ‘지나친 일반화’ ‘지나친 단순화’의 오류를 범하는 것일 수도 있다.

    어떻게 이루 손을 쓸 수 없는 인간들은 그 원인이 무엇이든 항상 있다. 어떻게 저럴 수 있나 하는 인간들은 언제나 있다. 지하철에서 남에게 커피를 뿌리고(쏟고?) 도망친 여인들이 있다고 해서 얼마 전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었다. 사회구조가 어떻게 돼있든 이런, 설명 불가능한 예외적 인간들은 언제 어디나 있다. 이런 인간들이 환경이 달라진다고 해서 사람 될까?

    사람 같지 않은 망나니, 개차반, 무뢰배, 막된 x, 갋을 수 없는 x에는 딱히 완벽한 약이 없다. 그런데 그런 유형(類型)의 인간들이 자꾸 늘어나고, 범죄 세상 뿐 아니라 사회각계에, 정계에까지 진출하는 세상이 되는 건 아닌지? 세상 살기 힘들다는 것은 결국, 그런 유형과 따로 분리해서 살지 못하고 한 데 섞여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한다.

    경찰은 뭐 했나 하는 소리가 반드시 튀어나오지만, 한 명의 도둑을 열 명의 순사가 지키지 못한다는 속담이 말해주듯, 경찰이 실수하는 사례가 왜 없을까만 경찰도 역부족일 것이다. 경찰이 어떻게 나를 24시간 경호해줄 수 있는가? 더군다나 술주정꾼들이 툭하면 지구대에서 행패를 부리는 게 예사가 돼버린 세상이다.

    치안과 질서를 다잡자면 ‘꼴통’으로 몰린다. 그래서 배웠다는 사람일수록 ‘범죄는 사회 탓’이라는 이론을 갖다 대는 모양인가?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