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준하 선생 갖고 장난치지 말라!

    정보부는 장준하와 적대적 관계가 아니었다.


    金銀星(前 국정원 차장)    
     

  • ▲ 고 장준하 선생ⓒ
    ▲ 고 장준하 선생ⓒ

    간악한 일본인들! 그 자들은 36년이란 긴 세월을 이 나라 독립투사들을 체포하여 무자비하게 작두에 목을 자르고 손톱 발톱을 뽑는 고문을 자행하는 짓도 모자라 어린 소녀들은 강제로 붙잡아 더러운 일본침략군의 위안부로 삼았다. 이제 제2차 세계대전의 상처가 아무는가 하니 또 다시 우리 영토, 독도를 침탈하려는 간악한 농간을 부리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여야 정치인들은 엉뚱한 남의 다리나 긁고 있다.

    전쟁 만행을 사죄치 않는 일본의 인면수심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유태인 학살에 대해 수백억 달러를 배상하였고 여러 차례에 걸쳐 국가지도자들이 유태인들에게 용서를 빌었다. 그런데 일본은 어떠하였는가? 그들은 만행을 사죄하기는커녕 2007년 아베 신조 총리는 일본군은 동아시아 여성들을 성노예로 동원한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분개한 미국 의회는 일본군의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하라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정신 못 차린 정치인들, 야스쿠니 신사와 오키나와를 가보라

    못 난 대한민국의 정치인들이여, 야스쿠니 신사를 가보라. 그들이 잔인하게 베어 넘긴 우리 선조들의 피와 얼이 뒤얽힌 날 선 칼날들을 보고 정신을 새로이 하라. 그리고 오키나와 땅굴을 가보라. 거미줄처럼 파놓은 길고 긴 땅굴을 누가 팠는지를 아는가? 우리 동포들을 강제로 징용해 지하 군사 진지를 만들게 한 후 비밀 누설을 막고자 공사 후 모두 죽여 버리는 만행을 저질렀다. 그 땅굴은 일본 어린 학생들의 수학여행 코스가 되고 있다.

    일본의 독도 침략에 입 닫는 정치인들

    중국은 이어도를, 일본은 독도 침탈을 꾀하고 있고 북한 공산당은 적화통일의 일념으로 핵과 미사일을 동족의 가슴팍에 들이밀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여야 정치인들은 오로지 대권 싸움 외에 눈에 보이는 것이 없다. 광우병 촛불시위를 벌이던 열렬한 망국(亡國)투사들은 무얼 하는가? 말 잘하는 대통령 후보들과 안철수 원장부터 한마디씩이라도 의견을 내 보라. 국내 친일파들의 표가 무서워 가만히 있는가?

    장준하 선생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

    장준하 선생은 이미 37년 전에 돌아가셨다. 정보부가 타살했다 하여 수 차례 조사가 있었고 2004년에는 의문사 조사위원회에서 조사불능으로 결론을 내렸다. 나는 개인적으로 우리 야당 정치인들 중 유진산, 장준하 두 분을 가장 존경한다. 그분들은 욕심 없는 정치인이셨고 싸울 때와 참을 때를 아시는 분들이셨다. 그분들은 부분적인 정치적 오해 속에서도 나라 장래를 생각하여 큰 대화를 하실 줄 아는 분들이셨다.

    1974, 4월 유진산 씨가 운명하시기 전에는 당시 정보부에서 주한 미군으로부터 알부민을 도움 받아 연명을 시켜드릴 수 있었다. 온양 온천에서 돌아가실 때까지 야당인사들 중 누구도 찾아뵙지 않았다. 오로지 고흥문 씨만이 운명하실 때까지 침식을 같이 하며 수발을 들었다. 유진산 씨는 그것을 실로 가슴 아프게 생각하시면서 고흥문 씨에게 당권(黨權)을 넘기고 떠나셨다.

    장준하 선생께서도 대국(大局)을 위하여는 서슴없이 당국과 대화를 나누셨던 분이다.
    내 기억으로는 당시 정보부 김영광 판단기획국장이 족청계 이범석 씨를 존경하여 이범석 씨 부인을 의모(義母)로 삼을 정도였고 장준하 선생 역시 이범석 씨를 모셨으므로 이것이 계기가 되어 정보부와 장준하 선생 간 맺어진 인연은 그분이 돌아가실 때까지 꾸준히 연결되었다. 정치노선을 떠나 궁핍한 그분께 생활비도 지원해드렸다. 그렇다고 그분이 反정부 활동을 주저하신 것은 아니셨다.

    장준하 선생이 돌아가신 1975년도 당시 중앙정보부장은 신직수 씨로 훌륭한 인격자셨다. 그분이 부하들을 시켜 장준하 선생을 살해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정보부 자체 내에서도 타살 의혹에 몹시 고통을 받았던 기억이 새롭다. 당시 정보부는 장준하 선생께 가해할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 또 장준하 선생이 돌아가신 시점이 육영수 여사가 돌아가신 이듬해로 모두가 자숙하던 기간이었다.

    정치인들이여, 나라 장래에나 전력투구하라

    독도 문제로 시끄러운 이 때에 느닷없이 장준하 선생의 죽음을 문제 삼는 이유가 무엇인가? 10년 간 정권을 잡았던 기간 중에는 무얼 하였는가? 당신들은 당신들이 만든 의문사진상조사위원회에서 조사불능으로 이미 결론 내린 것을 가만히 있다가 8년 만에 재탕하고 있다. 그리고 이 사건을 박근혜 씨의 후보 퇴진과 연결시키려 한다. 한마디로 엄창록式 마타도어 작전이다.

    DJ는 집권 후 동경 납치사건이나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등에 있어 스스로가 피해자면서도 재조사나 정치적 보복을 하지 않았다. 지금 야당은 엉뚱한 데에 DJ를 팔지 말고 이런 점을 배우기 바란다. 지금 야당이 하는 짓은 독도 침탈을 꾀하는 일본 정치인들을 도와주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결과만을 낳게 될 것이다. 대권에서 몇 표 더 얻는 것이 그리도 중대한 일인가?

    지금 與野가 할 일은 무엇인가?

    지금 여야(與野)가 할 일은 입을 모아 대일(對日) 규탄에 나서는 것이다.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것이 일본을 자극했다는 것은 독도가 내 나라, 내 땅이 아니라는 말과 마찬가지이다. 정치인들이 그 모양이니 우리 나라 축구 협회가 올림픽에서 우리 선수가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세러머니를 벌인 것에 대해 일본에 사과하는 짓거리를 벌이는 것이다.

    지금 여야는 만장일치로 대일 규탄 결의문을 채택하고 대일 규탄에 입을 모을 때다. 그리고 “독도는 우리 땅”이란 구호도 “일본의 독도 침략 행위”로 바꾸어야 한다. 정치인들은 쓸 데 없는 것에 힘을 낭비하지 말고 제 할 일이나 제대로 하길 기대한다.

    일본, 미국과 지역 안보 역할 분담으로 군사적 야심 분출

    미국은 아태(亞太) 지역에 있어서의 전략적 토대를 일본으로 삼고, 일본과의 군사적 협조를 강화하고 있어 일본은 이 지역에서 중국과 패권 경쟁까지 벌일 야심을 키우고 있다. 따라서 1차적으로 한반도에서의 영향력 강화를 위해 북한과의 대화도 모색하는 중이다. 일본이 핵개발과 군사력 강화를 추진하는 깊은 뜻을 알아야 한다. 국제정세가 그렇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 주변 국가들이 우리나라를 뜯어 먹으려는 현실을 제대로 보고 우리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독도는 이미 분쟁지역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분쟁지역화를 우려하여 소극적으로 대처하기에는 때가 늦었다. 우리는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공고히 하면서 정면으로 맞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들은 2011년 3월 대지진과 원전사고로 이어지는 재앙 속에서도 소위 ‘3점 세트’라는 교과서 왜곡, 독도 영유권, 야스쿠니 참배 문제를 야기하였으며 우리의 재해 원조에 대하여도 별로 달가워하지 않았다는 것을 상기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