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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KFA)의 조중연 회장이 일본축구협회(JFA)에 보낸 이메일 원문이 17일 공개됐다. 민주통합당 안민석 의원이 단독 입수해 공개했다. 축구협회는 외교적 공문이고 보안을 필요로 하다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해 왔다. 안 의원은 "어떤 경로를 통해서 입수 했는지 밝히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공문을 읽어보니
13th August 2012
Mr.DAINI Kuniya
President
JFA㉮Unsporting celebrating activities after the Olympic football match.(Korea Olympic team vs. Japan Olympic team held on 10th Aug. in cardiff,UK)
Dear, President,
I hope you are fine back at home after your long journey to London.
First of all, as President of the Korea football association, ㉯I would like to cordially convey my regrets and words for the incident that occured during the Olympic world football festival in UK.
㉰As we are all aware, the player who preformed the above unsporting celebration activities right after the Olympic 3rd and 4th placing match on 10th Aug. never acted intentionally and there was absolutely no political purpose and furthermore, I certainly believe that it was just happened impulsively, because he was encaptured from the winning of the said match and becuase they make history by becoming the first to be awarded bronze medal of the Olympic football games.
Nevertheless, ㉱I believe that it should not happened again and I will definitely give my strong message to every single Korea national team players through diverse ways such as giving instructions to coaches and providing education opportunities to players who will be taking part in friendly and/or official matches and competitions.
Taking into account the good relationship recently established between KFA and JFA so far, ㉲your kind understanding and generosity would be highly appreciated.
Lastly, I hope FIFA U-20 women's world cup to be held in Japan will be held successfully and once again, wish both Japan and Korea women's player have surprise world football fans that Asian football is the future of the world.
yours sincerely,
Chung Yun CHO
President㉮ 너그럽지 못한 축하 행동(독도 세러머니)
㉯나는 진심으로 이번 올림픽에 일어난 독도 세러머니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
㉰우리가 다 알듯이, '독도 세러머니'는 의도된 행동도 아니고 정치적인 목적도 없었다. 당시 박종우는 승리에 도취된 상태였다. 대한민국이 처음으로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나는 강력한 메시지를 대표팀 선수들 개개인에게 전달할 것이다.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선수들을 교육시키겠다.
㉲일본이 너그럽게 이해한다면 감사하겠다.
문제의 핵심은 유감(Regrets)이라는 단어의 해석
안민석 의원은 통상적으로 외교 문서에서 '유감'은 '사과'에 준하는 표현이라고 주장한다. 유감이라는 표현으로 사과를 대신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주장했다. 만약 안 의원의 주장대로라면 조중연 회장은 궁지에 몰린다.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말했다고 일본에 사과를 한 것이기 때문. 이는 치욕이고 굴욕이다. 그리고 이미 일본 언론들은 '유감'이라는 표현을 '사과'로 해석해 보도를 한 상태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 국제부의 한 직원이 번역한 이번 공문을 전문 외교적 잣대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유감'이라는 표현은 '마음에 차지 않는다'이다.
이는 박종우의 '독도 세러머니'가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냉정하게 사과를 한 것은 아니다. 전문 외교인력이 아닌 축구협회의 직원의 단어선택을 지나치게 외교적으로 해석하는 것도 억지스럽다.
일본 언론들이 자의적으로 해석해 잘못된 보도를 한 것은 조중연 회장이 오해의 소지를 제공하기는 했지만 100% 조 회장의 잘못은 아니다.
일부 누리꾼은 조중연 회장을 "이완용 이후 최고의 친일파"라고 부르기도 했다. 지나친 비약이다. 공문을 제대로 해석해 보면 조 회장이 일본에 머리를 숙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의 핵심은...
일본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서 나선 조중연 회장의 노력은 인정한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조중연 회장이 박종우의 '독도 세러머니'를 적극적으로 옹호하지 않은 것이다.
'독도가 우리 땅이라고 말한 게 뭐가 잘못이었느냐', 'IOC가 징계하려면 징계해 봐라'는 당당함이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축구협회는 박종우 숨기기에 매진했다. 마치 무슨 죄를 지은 양...
동메달을 목에 거는 시상대에 올리지 않은 것은 이해한다고 해도 인천공항 환영식에 참석을 안 시킨건 비판받아야 할 점이다.
조중연의 리더십...
2009년 축구협회장에 취임한 조중연 회장은 단 한번도 책임지는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을 경질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조중연 회장은 조광래 감독 경질의 책임을 황보관 기술위원장에게 모두 맡겼다.
올해 2월, 횡령을 시도한 직원에게 오히려 거액(1억5000만원)의 위로금을 지급해 퇴사시키는 부조리를 범했다. 그런데 역시나 조중연 회장은 김진국 전무의 책임으로 돌려, 김 전무를 사임시켰다.
일본축구협회에 보낸 공문이 문제가 생기자 이번에는 김주성 사무총장이 주도적으로 진행했다고 한다. 비난에 대한 책임을 김 사무총장에게 돌린 것. 공문에는 '조중연'이라는 사인이 선명히 남아있는데도 말이다.
조중연 회장의 임기는 내년 1월로 끝난다. 아마 그때까지 여러명의 직원이 옷을 벗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유력한 사람은 조중연 회장이 작성한 공문을 영문으로 번역한 국제부의 한 직원일 가능성이 크다.
조중연 "책임 지겠다"가 아닌 "책임질 수도 있다"
조중연 회장은 17일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독도 세리머니'와 관련해 일본축구협회에 보낸 공문이 논란을 빚은데 대해 "서신으로 물의를 일으키게 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사태해결 후 거취를 포함해 책임질 각오나 자세가 돼 있는가'라는 남경필 의원의 질의에 "어떤 책임을 져야 할 상황이면 책임질 수도 있다"고 애매한 답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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