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랄프로렌이 디자인하고 중국에서 생산된 미국 올림픽대표팀의 단복. 선수들은 런던 올림픽 개폐막식, 스페셜올림픽 개폐막식에서 이 옷을 입는다.
    ▲ 랄프로렌이 디자인하고 중국에서 생산된 미국 올림픽대표팀의 단복. 선수들은 런던 올림픽 개폐막식, 스페셜올림픽 개폐막식에서 이 옷을 입는다.


    지금 미의회에서는 이번 런던 올림픽에 미국 선수들이 입장 때 입을 유니폼들이 중국에서 만들었다는 보도를 듣고 공화당과 민주당이 한결 같이 미 올림픽 위원회를 비판하며 유니폼 디자인을 맡은 랄프 로렌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특히 상원 민주당 원내 총무는 화를 내면서, “유니폼들을 모두 한데 모아놓고 불을 질러 태운 다음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극단적인 말까지 퍼부었다. 지금 미국의 섬유산업이 중국의 값싼 인건비 때문에 오랫동안 부진 속에서 고통을 받고 있는 이 때, 일감을 몽땅 중국에 몰아주다니, 그것도 미국을 상징하는 올림픽 대표선수단 유니폼을 중국에서 만들다니, 이에 대해 미 올림픽 위원회는 부끄러운 줄 알라며 공격했다.

    물론 시민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이런 애국자인 척하는 위선자들이 국회에 너무 많아 걱정이라는 의견도 있었고, 미국 국기도 'made in China'이고 지금 미국 시장에 중국제가 아닌 게 어디 있느냐. 이미 오래 전에 미국의 계속 비싸지는 인건비 때문에 섬유산업체들이 미국을 떠난 지가 언제인데 이제 와서 혼자 애국자인 척 하지 말라는 비평이다.

    하여튼 미국의원들의 신뢰도도 한국 같이 바닥을 치고 있다.

    미 올림픽 위원회 얘기로는 다른 나라들은 정부에서 올림픽을 후원하는데 유독 미국만 정부의 도움을 한 푼도 받지 못하고 민간 자본으로 운영하자니 후원해줄 민간 기업들이 필요한데 그 중 하나가 미국회사 랄프 로렌 패션사이며 이들도 가격을 맞추기 위해 바느질 일을 중국에 맡겼다고 한다. 하지만 미 올림픽 위원회는 결코 이런 일이 앞으로는 없을 것이라고 공식 사과하고, 미국의 젊은 운동선수들이 세계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올림픽을 후원하는 이들 미국 기업들에게 항상 감사하며 그 중 랄프 로렌에게도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성명을 냈다.

    미 올림픽 위원회는 올림픽에 참가하는 데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미국 납세자의 세금인 정부 돈을 단 한 푼도 축내지 않으면서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선수들과 이런 탁월한 미국 선수들을 계속 후원해온 랄프 로렌과 미국 기업들에게 오히려 감사하다고 했다.

    미국에서 거의 98%의 옷들은 해외에서 온 수입품들이고 국내에서 만든 옷은 2%밖에 되지 않는다. 월마트에 가면 온통 중국산으로 뒤덮였다.

    프랑스는 미국 유니폼 중에 모자를 가리켜 프랑스 전통 빵모자라고 불평을 했다. 영국의 올림픽 유니폼도 디자인은 아디다스와 함께 영국 디자이너 스텔라 맥카트니가 했지만, 바느질은 인도네시아의 'sweatshop'(노동착취공장)에서 했다는 보도가 나와 영국도 야단이다.

    2008년 올림픽에서는 러시아 선수들은 러시아의 전통 털모자인 어셍카를 썼고 마샬 섬 선수들은 풀 입사귀로 만든 치마를 입고 입장했는데, 미국회사 랄프 로렌이 디자인한 것을 중국에서 바느질한 게 무어 그리 큰 문제냐는 반박도 있었다.

  • ▲ 김창준 전 미 연방하원 의원
    ▲ 김창준 전 미 연방하원 의원

    이제는 세상이 바뀌어 오히려 미국 국민들의 여론은 의원들에게 정치 쇼는 그만하라, 만일 미국에서 가공을 하면 비싼 인건비 때문에 제작비가 두 배로 들 것이다, 미국 성조기도 거의 중국에서 만드는데 뭐가 문제냐, 이제부터 미국도 자성하고 옛날의 'made in USA'를 부활시키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등의 여론이 압도적이다.

    미국이 옛날의 'made in USA'의 명성을 기억하고 무조건 품질을 보장하던 그 시대를 회상하며 미국의 제조업부흥론이 다시 머리를 들기 시작했다.

    아시아에서 유일하게FTA가 통과된 나라인 한국은 이 때야말로 미국의 신 제조업과 손을 잡고 힘을 합쳐서 중국, 인도, 일본 시장을 겨냥해 볼만하다. 미국 제조업들도 한국은 아시아 제일의 동맹국이라고 믿기 때문에 한국과 합작하기를 원한다.

    미국의 정치인들이 중국을 의식하며 국민들을 선동해서 표를 얻으려는 모습을 보면서 정치인들의 모습은 어디나 다 같다는 것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