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지간' 넘어 '동서지간' 된 두 사람의 각별한 인연은퇴경기 금메달 딴 송대남, 맞절 세리모니로 감동
  • "감독님! 보세요. 제가 이겼어요!!"

    2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엑셀 노스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유도 남자 90㎏급 결승전에서 쿠바의 아슬레이 곤잘레스를 꺾은 송대남(33·남양주시청) 선수는 승리를 확정짓자마자 곧바로 정훈 감독부터 찾았다.

    경기 종료 1분을 남겨놓고 작전지시를 했다는 이유로 퇴장 당했던 정훈 감독은 이미 멀리서부터 달려오고 있었다.

    경기장 옆에서 만난 두 사람은 서로를 얼싸안은 뒤 눈물을 펑펑 흘렸다.

    이날 경기는 송대남의 은퇴 경기였다.

    올해 나이 34세. 유도 선수로는 정년에 접어든 송대남은 이번 올림픽 경기에 모든 걸 걸었다.

    지난해 3월 한 체급을 올리는(90kg 이하) '도박'을 감행한 송대남은 올림픽 무대에서 생애 마지막 경기를 '금빛'으로 장식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무릎 수술 등으로 유도를 포기할 생각까지 했던 송대남은 정훈 감독의 간곡한 권유를 받고 다시 매트 위로 돌아온 케이스.

    그만큼 정 감독에 대한 송대남의 마음은 각별했다. '눈물의 상봉' 후 걸어나오던 송대남은 대뜸 돌아서서 정 감독에게 큰절을 올렸다.

    이에 정 감독도 맞절을 하며 송대남의 인사에 화답했다. 멀리 영국에서 사제간에 극진한 예를 올리는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된 것.

    사실 송대남과 정 감독이 이런 애틋한 장면을 연출한 건, 두 사람이 '가족'이라는 끈으로 엮여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송대남은 정 감독의 막내 처제와 결혼, 사제지간을 넘어 동서지간이 된지 오래다.

    정 감독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직후 직접 중매를 서, 두 사람을 연결시켜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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