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의원총회 입장 앞서 작심발언 캠프 내 安 비판 움직임 수면위로
  •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경선 후보가 31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정면에서 비판했다.

    안 원장이 지난 2003년 분식회계 등 혐의로 구속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구명운동에 나선 것이 논란이 되자 "그런 것을 우리가 고치려고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 ▲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경선 후보가 31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정면에서 비판했다. ⓒ 뉴데일리
    ▲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경선 후보가 31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정면에서 비판했다. ⓒ 뉴데일리

    박 후보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안 원장을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향후 두 주자 간의 정면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가 열리는 국회 예결위회의장 앞에서 '최태원 구명 논란'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기업의 불법행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경제민주화의 핵심내용 중의 하나"라고 했다.

    '경제민주화'를 강조해온 안 원장이 경제사범이었던 재벌 총수의 구명운동에 나선 모순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후보는 지난해 10.26 서울시장 재보선을 계기로 정치권에 등장한 안 원장에 대한 평가를 보류해왔다. "좋은 분인 것 같다", "어떤 분인지 잘 모르겠다" 등 취지의 언급을 이어갔으나 이날 발언은 안 원장을 직접 겨냥했다.

    그는 또 민주통합당이 박지원 원내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통해 저지하려는데 대해 "그것은 또다른 방탄 국회를 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19대 국회에 들어와 여야 모두 특권을 내려놓기로 했으며 그것이 쇄신의 방향이라고 말해오지 않았는가. (박지원 원내대표는) 검찰에 출두해 밝히는 것이 국민의 눈높이라고 생각한다."

    박 후보의 캠프에서도 안 원장을 향한 움직임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김종인 캠프 공동 선대위원장이 전일 한 인터뷰에서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놨다.

    "(안철수 원장이) 성인인 척하는 게 곧 판명이 날 것이다."

    박 후보 측의 '조기 공세'는 최근 뛰어오른 안 원장의 지지율에 제동을 걸겠다는 판단이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의 생각>이라는 저서 출간과 TV예능프로그램 출연 등을 감안하더라도 박 후보가 양자대결에서 밀리는 여론조사가 터져나오는 상황에서 '최태원 구명운동'을 검증의 기회로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캠프 일각에서는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분명히 존재한다. 캠프 내 관계자의 발언이다.

    "안 원장의 지지자들은 기성정치에 실망한 사람들이 많은데, 그 사람들을 끌어와야 하는 상황에서 정당하지 못하게 비판했다가는 그저 그런 기성정치인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다. 진흙탕 싸움이 돼선 안된다."

    안 원장의 '최태원 구명 논란' 직후 인터넷에서는 그가 한 특강에서 금융사범에 대한 강도 높은 처벌을 강조한 동영상도 떠돌고 있다.

    이 특강에서 안 원장은 "지금 같은 사회에서는 누구에게 사기를 쳐 재산을 박탈하면 그 금융사범이 사실 살인보다 더 나쁜 일일 수도 있다. 그러면 그런 사람에 대해 사형을 왜 못시키느냐. 실패한 사람에게 기회를 주려면 그런 제도를 악용하는 사람들은 거의 죽여놔야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