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이 盧 비극에 책임져야” vs “김두관은 전형적인 기회주의”
  • 대권 경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친노(親盧·친 노무현) 진영이 문재인-김두관 두 후보를 중심으로 갈라서면서 내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MBN> 주최 TV토론회에서 김두관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에 책임져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문재인 후보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김두관 후보는 “저는 지역주의 청산을 위해 경남에서 8번 출마했지만 문재인 후보는 총선 전까지 출마 권유를 거절했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문재인 후보를 향해 쏟아지고 있는 ‘기회주의’ 비판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그러자 문재인 후보는 “저는 4.11총선 이전까지는 정치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때 정치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기회주의라 말할 순 없다”고 맞받았다.

  • ▲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문재인 후보가 24일 합동토론회 직전 김두관 후보에게 인사를 건네는 모습. 김두관 후보의 무뚝뚝한 표정이 인상적이다. ⓒ연합뉴스
    ▲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문재인 후보가 24일 합동토론회 직전 김두관 후보에게 인사를 건네는 모습. 김두관 후보의 무뚝뚝한 표정이 인상적이다. ⓒ연합뉴스

     

    이날 토론을 기점으로 김두관 후보가 공세를 강화하자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는 백원우 전 의원이 발끈했다. 이들은 모두 친노 진영의 핵심 인사로 꼽힌다.

    백원우 전 의원은 2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두관 후보를 맹비난했다.

    “전형적인 기회주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치를 계승한다고 하다가 지금 와서 가치와 노선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것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것과 다름없다.”

    “스스로 ‘리틀 노무현’이라고 하면서 어떻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끌어들여 당내 경선에 이용할 수 있느냐.”

    문재인 후보를 중심으로 형성된 그룹과 조직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백원우 전 의원은 김두관 후보 측이 ‘문재인으로 질 것인가, 김두관으로 이길 것인가’라는 문구의 홍보물을 뿌린 데 대해서도 “도가 지나쳤다”고 반응했다.

    이에 대해 김두관 후보 측 정진우 부대변인은 홍보물 논란에 대해 “문재인 후보가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은 편안하게 안철수 원장한테 지는 길”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김두관 후보 홍보물의 카피가 문제가 아니라, 정작 문제는 문재인 후보의 경쟁력이 없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김두관 후보는 이날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도 “문재인 후보로는 대선을 이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첫째, 문재인 후보는 패인을 모르는 패장이다. 문재인 후보는 낙동강 전투에서 지고도 실패를 인정하지 않았다.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패장을 내보내서 어떻게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단 말인가.”

    “둘째, 반성과 성찰이 없기 때문이다. 참여정부는 양극화를 심화시켰고 부동산 값을 서민의 입장에서 잡지 못했다. 530만표 차이로 국민에게 심판을 받았다. 사정이 이런데도 총체적 성공이라고 하는 후보로는 국민을 감동을 줄 수 없다. 절대 승리할 수 없다.”

    문재인-김두관 두 후보를 돕는 측근 인사들은 참여정부 출신이 많다.

    ‘노무현 계승’이라는 교집합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상대 후보나 지원 세력에 대해서 잘 아는 편이다. 지지기반 공고화 및 외연 확장의 목표까지도 비슷하다. 양 측이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는 이유다.

    양측의 신경전이 도를 넘어서자 정치권 내에선 “이번 경선을 통해 친노 세력이 분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