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울산대 국문과 교수 국보법 위반 혐의 기소김일성 장군님이라 부르게 하고 비판하면 퇴실시켜
  • [B학점 받은 감상문의 내용 中에서]
    "김일성은 권력기반 강화를 위해 단계적으로 반대파와 잠재적인 적대세력에 대하여 '피의 숙청'을 자행하였다."

    [A학점을 받은 감상문의 내용 中에서]
    "김일성 동지는 어린 시절부터 항일, 반외세, 독립의식을 불태웠을 뿐만 아니라…"

    [A+학점을 받은 감상문의 내용 中에서]
    "아이들을 사랑하고 인민을 사랑하는 모습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독재자의 이미지는 어디에도 없다."

    현직 대학교수가 자신의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들에게 북한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의 감상문을 쓰게 하고 김일성을 찬양·미화한 학생에게는 높은 학점을 준 반면 비판하면 낮은 학점을 줬다.

    울산지검 공안부(부장 이태승)는 23일 울산대 국문과 이모 교수(55)를 국가보안법(이적행위)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교수는 2005∼2010년 ‘국문학사’ ‘고전시가론’ 등의 수강생들(380여 명)에게 총 8권에 달하는 ‘세기와 더불어’를 읽은 뒤 감상문을 제출토록 했다.

    '세기와 더불어'는 북한에서 김일성을 찬양하기 위해 제작한 북한 원전으로 모두 8권으로 구성돼 있다. 김일성의 전 가계를 항일독립투사로 날조해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을 미화-찬양하는 내용이다.

    검찰은 김일성에 대해 긍정적인 감상문을 제출한 당시 학생 2명에 대해서는 대학 졸업 후 반성하고 있는 점을 참작해 기소유예 처분했다.

    [검찰 관계자]
    "다행스럽게도 대다수 학생들은 대학졸업 후 사회생활을 하면서 북한주민을 아사시키는 북한의 실상을 깨닫고 당시 김일성을 우호적으로 평가한 감상문 제출에 대하여 후회한다고 진술하고 있다."

    이 교수는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김일성 장군님’으로 부르도록 하기도 했다. 김일성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개진하는 학생을 강의실에서 내보낸 적도 있다. 또한 같은 대학 교수 2명에게도 ‘세기와 더불어’를 e메일로 발송하는 등 포섭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북한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 등에서 ‘세기와 더불어’, ‘주체사상총서’ 등 북한 원전과 참고자료 등 200여 건을 모두 내려받아 탐독하면서 주체사상에 깊이 빠져들었다. 빨치산 전력자와 이적단체인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관계자 등과 교류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다음과 같이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태백산맥'을 비롯한 국내 여러 문학작품을 추천한 뒤 학생이 책을 선택해 감상문을 써 제출하도록 했다. 그 가운데 ‘세기와 더불어’도 포함돼 있었다. 김일성 찬양 여부에 따라 학점을 차별해서 주지 않았다."

    김대은 새누리당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

    "어느 누구라도 이 교수의 수업 행위를 북한에 있는 대학교의 수업이라고 연상하지 대한민국의 대학교 수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 교수의 행위는 학문의 자유나 교육을 운운할 만한 수준을 크게 넘어선 명백한 이적행위이다.

    검찰은 국가보안법상 이적행위를 저지른 이 모 교수에 대해 법에 따라 엄중 처벌해야 하며, 차제라도 학점을 미끼삼아 주체사상을 주입하려한 이적행위에 대해 결코 용납 할 수 없다는 강력한 법의 의지를 보여줘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