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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라는 인물이 연일 화제다. 안철수뿐만 아니라, 안철수의 부친, 아내, 딸까지 언론에 노출 되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안철수가 출간한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은 최고 판매량을 기록하며 단숨에 베스트 셀러에 올랐다. 안철수 신드롬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웬만한 정치인은 출연 자체가 어렵다는 SBS예능 프로그램 힐링캠프에도 출연한다고 한다. 힐링캠프는 전 경기 지사였던 손학규와 현 김문수 경기지사가 올 초부터 출연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하고 협상을 벌였으나 정치인은 안 된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은 인기프로그램이다.
박근혜, 문재인 등의 정치인은 이미 출연을 했고, 정치인보다 더 정치적인 행보를 보이는 안철수도 출연을 하는데, 두 사람만 못하는 것은 인기도가 떨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지지율이 낮은 두 사람을 출연시켜서 대중 호감도가 올라가 지지율이 높아지면 손해를 보는 기존의 유력 주자들의 반대도 있었을 것. 안철수의 출연은 그만큼 그의 인기가 많다는 반증이다.
안철수의 인기가 많은 것은 그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또 그동안 정치인들이 행해 온 구태정치에 대한 염증이 그만큼 진절머리가 날 정도라는 것이다. 구태를 청산하고 모든 면에서 앞서가는 선진대한민국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 안철수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다.
하지만 지금까지 안철수가 보여준 행보는 기존 정치인들보다 더 정치적이고, 구태정치를 일삼던 인물들보다 더 우려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안철수의 정치는 한마디로 '마른자리 쫒아가는 간보기식' 정치다. 이곳저곳 기웃거리면서 이런저런 말을 흘려서 국민들의 반응을 보고 무엇이든 결정을 한다. 철저하게 대선 행보를 이어오고 있으면서도 전혀 출마할 뜻이 없다고 하다가 말 바꾸기를 해서 출마를 선언하는 듯한 말을 흘리고 여론의 추이를 살핀다.
행동은 이미 대선 행보인데 입으로는 전혀 출마할 뜻이 없다고 거짓을 일삼고 있다. 이런 식으로 해서는 곤란하다. 이는 기대와 호감을 보이며 지지를 보내는 국민들을 배반하는 행동이다.
우리 국민들이 정치인들에게 바라는 것은 책임정치, 선명정치, 정도정치, 비전정치 등이다.
과거처럼 음습한 밀실정치, 책임을 면피하는 말바꾸기 정치, 과정은 무시하는 결과 중심의 소모적인 정쟁을 일삼는 정치, 비전을 제시하고 검증을 받기 보다는 어떻게 전략적으로 캠페인을 해서 당선만 되면 된다는 속임수 정치는 국민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들이다.
그런데 구태정치 청산의 메시아라고 말하는 안철수는 이런 몹쓸 정치를 자행하고 있다. 정치인들은 물론, 국민들조차 안철수가 '내가 살아온 모습과 내 주변은 어떻고, 내가 구상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은 어떤 것이고, 이를 위해서 어떤 사람들과 어떻게 노력해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한 것을 못 봤다.
적어도 한나라를 이끌어 가려고 포부를 드러낸 사나이라면 당당하게 출마를 선언하고 이런 것들에 대해서 검증을 받아야 한다. 내가 어떻게 대한민국을 선진일류국가로 만들겠다는 비전과 방법에 대해서 제시해야 한다.
대중적인 인기만 가지고 비전과 사상에 대한 검증을 받지 않고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초등학교 반장 선거에 나가는 어린 학생들도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고 떳떳하게 표를 호소하는데,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려는 사람이 출마 자체를 두고 매번 국민을 기만해서야 되겠는가?
안철수는 박근혜와 함께 차기 유력 대선주자 중의 한명으로 분류되는 사람이다. 그럼 이제라도 정도를 걷기 바란다.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역대 후보들이 한 것처럼 출마를 선언하고 정책을 발표하고 혹독한 검증도 받기 바란다.
이번 대선은 지난 대선들과는 달리 정책과 비전에 대한 치열한 토론은 없고 오로지 서로 눈치만 보며 어떻게 흥행을 이끌어 국민들의 눈을 속여 당선만 되고 보자는 술수만 난무한다. 국가적으로 불행한 상황이다.
이런 식의 정치는 순간에는 이익을 보는 것 같아도 종국에는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술수는 순간에는 이기는 것 같아도 정도를 뚜벅뚜벅 가는 사람에게는 안된다. 사필귀정이라는 말이 나온 이유가 있다.
국민들이 안철수에게 바라는 것은 대한민국의 나쁜 것들을 뜯어고치고 새로운 모습의 대한민국이나 그 바탕을 건설해 달라는 것이다. 그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당당하게 검증을 받고 국민들에게 자신의 포부를 밝히고 당당하게 지지를 호소하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