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훌륭한 지도자(김정일-김정은)를 후계자로 내세운 것”
  • ▲ 지난 3월6일 국회 정론관에서 통진당과 민노총이 정책협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3월6일 국회 정론관에서 통진당과 민노총이 정책협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표적 좌파단체인 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북한의 핵 개발과 3대 세습을 정당화하는 내용의 ‘통일 교과서’를 발간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민노총은 13년 동안 종북(從北) 논란의 근원지인 통합진보당(옛 민주노동당)을 지지해왔다.

    민노총 내에는 범주사파 계열과 가까운 세력이 40%가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지난 5월 민노총이 펴낸 ‘노동자, 통일을 부탁해’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실려 있다.

    “(북한은 1990년대 초반 사회주의 국가 몰락을 지켜본 뒤) 후계자는 그 이전 지도자의 뜻을 충실히 이행하고 실천해 가야 하는 사람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북한의 3대 세습은 ‘주문과도 같은 마술’이다.”

    “북한에 대한 생각을 한 번에 되돌리는 마법의 주문인 셈이다.”

    “사회주의체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상이고 이데올로기다.”

    “북한은 권력의 이양이야말로 사회주의 변혁에서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그것이 왜 아들이어야 하느냐는 문제에 대해선 “아들이어서가 아니라 가장 훌륭한 지도자를 후계자(김정일-김정은)로 내세운 것”이라고 했다.

    “그런 문제로만 후계를 바라보는 것이야말로 체제를 비난하는 사람들의 시각일 뿐”이라는 북한 주장을 그대로 인용하기도 했다.

  • ▲ 지난 2009년 5월16일 민노총 조합원들이 정부대전청사 남문광장에서 경찰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2009년 5월16일 민노총 조합원들이 정부대전청사 남문광장에서 경찰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 ⓒ연합뉴스

    이 책은 1990년대 사회주의제도 자체의 붕괴 원인도 권력 이양 실패에서 비롯된 것처럼 썼다.

    민주노총은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서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취지로 기술했다.

    “(핵개발은) 북한이 미국의 군사적 위협과 고립 속에서 ‘전쟁에는 전쟁으로 맞서겠다’는 대응책을 들고 나온 것이다.”

    “북한이 핵을 보유한 과정 그리고 지금 북한이 주장하는 것이 한반도 비핵화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필자의 직접적 주장과 함께 좌파 학자들의 말이나 중국 측 주장을 빌려 내용을 구성했다.

    심지어 북한 ‘노동신문’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필자가 누구인지는 적혀 있지 않다. 김영훈 민노총 위원장의 발간사만 있을 뿐이다.

    민노총은 이 책을 전교조 등 산하 조직에 제작비 1만원을 받고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달부터 두 달 동안 산하 조직별로 통일학교를 열고 이 교과서로 교육을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