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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시라이 일가족의 다정한 한 때.
중국의 차세대 리더십으로 지목됐던 보시라이(薄熙來·63) 전 충칭(重慶)시 서기가 사면초가에 몰렸다.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52)가 영국인 닐 헤이우드(41)를 살인한 혐의로 체포되면서 궁지에 처한 보시라이는 최근 뇌물수수와 쿠데타 음모설까지 불거지며 졸지에 부도덕한 '부정 축재'의 주범으로 낙인찍힌 분위기다.
태자당(太子黨·당 원로 자제)출신으로 '조폭과의 전쟁'을 선포, 한동안 중국 국민들의 인기를 독차지 했던 보시라이는 중국 반체제 뉴스사이트 보쉰(博迅)에 의해 "보시라이 부인이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를 독살했다"는 충격적인 뉴스가 전해진 뒤 바로 관직에서 해임된 상태. 한때 정치국 상무위원이 유력했던 그였지만 현재 당기율위반혐의로 조사를 받는 그의 재기를 점치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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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
'보쉰'에 보시라이 전 서기의 비밀스런 사생활을 건넨 장본인은 바로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부시장이다. 보시라이와 불화를 겪다 지난 2월 청두(成都) 소재 미국 총영사관으로 도피한 왕리쥔은 보시라이와 그 일가족의 문란한 행각을 기록한 파일을 CD에 담아 보쉰 측에 전달했고 이는 곧바로 중국 전역에 보도돼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보시라이의 부인 구카이라이는 지난해 11월 충칭의 호텔에서 시체로 발견된 닐 헤이우드를 독살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현지 소식통들은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강경 발언과,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정황 증거가 뚜렷한 구카이라이는 사형에 준하는 중형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보시라이 사태, '공청단'과 '태자당' 암투가 빚은 비극?
일각에선 보시라이 측과 밀월 관계를 유지하던 헤이우드가 내부 기밀을 빼돌리고 있다는 의심을 받아왔으며 이에 따라 '헤이우드 사망 사건'은 보시라이의 의중과 무관치 않은 계획된 '암살'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다.
반면 일부 언론은 이번 '왕리쥔 사건'이 공청단(공산주의 청년단)의 수장 격인 후진타오가 태자당을 등에 업고 권력 쟁탈전에 뛰어든 보시라이를 제거하기 위해 꾸민 '음모'라는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따라서 보시라이가 중국 권력 암투의 '희생양'이라는 동정론이 일고 있기는 하나, 보도에 의해 공개된 보시라이의 행적을 살펴보면 그가 중형을 면한다해도 예전같은 '대중적인 지지'를 회복하기란 매우 힘들어 보인다.
일단 보시라이는 몇 년 전부터 후진타오 등 공산당 고위 관계자들의 대화를 도청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거액의 뇌물수수와 쿠데타를 사전 모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더욱이 지난 29일 보쉰과 대만언론 자유시보(自由時報)가 추가 보도한 보시라이의 여성 편력은 더욱 충격적이다. 전해진 바에 따르면 보시라이는 지난 2007년부터 4년간 중국의 톱여배우 장쯔이(章子怡)와 부적절한 만남을 가져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쯔이는 영화 '집으로 가는 길', '와호장룡', '영웅' 등에 출연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배우. 2005년에는 시사주간지 '타임'이 "중국이 할리우드에 준 선물"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하기도 했다.
◇톱스타 장쯔이와 10여차례 '밀회'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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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화권 톱스타 장쯔이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한 인물은 대만의 쉬밍(徐明) 다롄스더(大連實德) 그룹 회장. 보시라이의 자금줄로 알려진 쉬밍 회장은 수시로 장쯔이를 보시라이에게 보내 '성접대'를 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시라이는 장쯔이와 10여차례 만날 때마다 회당 1,000만위안(18억 5,000만원)씩 화대를 지급했는데 이 자금 역시 쉬밍 회장이 보시라이에게 건넨 돈이었다고.
이들의 '밀회' 장소로는 주로 베이징의 수도 국제공항 인근 호텔이나, 베이징에 있는 쉬밍 회장의 '개인 공간'이 이용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쉬밍 회장은 그동안 보시라이에게 장쯔이 외에도 100여 명의 미녀들을 향응 상대로 제공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한 중국 소식통은 "이 중에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인들이 포함돼 있어 또 다른 여배우가 성접대에 나섰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보시라이는 TV에 등장하는 연예인이나 아나운서를 특히 좋아했는데 마음에 드는 여성이 나타나면 주저 없이 쉬밍 회장에게 연락해 알선을 부탁했다고.
쉬 회장은 조사과정에서 "보시라이를 포함, 3명의 고위층 인사에게 장쯔이를 향응 상대로 소개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계 고위층 인사와 부호들을 상대로 '성접대'를 해 온 장쯔이는 지난 10년간 총 1,300억원을 챙기고 탈세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공산당 중앙기율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는 장쯔이에게는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진 상태다.
◇구카이라이, 내연남 또 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내연남 헤이우드를 독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보시라이의 아내 구카이라이가 또 다른 외국인 남성과도 밀회를 즐겼다"고 보도해 충격을 주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영국인 사업가 자일스 홀의 발언을 인용, "구카이라이가 파트리크 앙리 드빌레르라는 프랑스인 건축가와 연인 관계를 유지했었다"며 "구카이라이는 헤이우드보다도 드빌레르와 더욱 가까운 사이였다"고 폭로했다.
실제로 구카이라이와 드빌레르는 2000년 무렵, 영국 모처에 사업 목적이 확실치 않은 합작회사를 세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두 사람은 빌딩의 맨 꼭대기 층을 같은 거주지로 사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첫째 아들은 '운동권 인사', 둘째는 '플레이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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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못지않게 보시라이의 '두 아들'도 골칫거리다.
첫째 부인에게서 난 리왕즈는(34)는 미국 유학 시절 탕바이차오 등 반체제 인사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다 중국 공안 당국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또 지난해 말에는 경제 관련 범죄를 저질러 구속된 것으로 전해졌으나 확실한 죄명은 공개되지 않았다.
'플레이보이'로 유명한 보과과(24·좌측 사진)는 둘째 부인 구카이라이가 낳은 아들이다. 현재 하버드 대학에서 수학 중인 보과과는 얼마 전 영국 유학 시절 방탕하게 파티를 즐기는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돼 국제적인 망신을 초래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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