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김문수’ 러닝메이트의 환상적 파괴력>

    

  • ▲ 윤창중 정치평론가/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 윤창중 정치평론가/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신선한 사진 한 장, 좋은 기분에 아침을 산뜻하게 출발했다. 오늘 동아일보 5면에 실린 한 장의 사진-경기도지사 김문수가 일어선 채 박근혜를 향해 오른 손으로 의자를 가리키며 앞줄에 앉으라고 권유하는 장면.

    상황은 이랬다. 어제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 여야 대선후보들이 총출동해 맨 앞줄에 앉게 됐는데, 원래 박근혜 자리는 김문수와 정몽준 사이.

    박근혜는 자신의 이름이 붙은 자리를 발견하고 “아유, 당 대표도 아닌데…”라며 난처한 표정을 짓다가 바로 뒷줄에 앉은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장 정갑윤에게 요청해 자리를 맞바꾸었고, 뒤늦게 도착한 김문수가 이를 보고 박근혜에게 앞줄로 나오라고 권했지만 박근혜는 내내 뒷자리를 고수했다.

    ‘순간’ 속에서 얼떨결에 표출되는 행동이야말로 정치인의 내면(內面)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다-순간 속에서 나타는 박근혜와 김문수의 캐릭터, 정치적 스타일!

    박근혜가 앞줄에 배치된 자리를 두고 굳이 뒷줄로 가려한 배경은? 자신의 말대로 ‘당 대표도 아닌데’이기 때문이라는 진심을 믿고 싶다. 만약 박근혜가 비대위원장이었다면 두말하지 않고 앞줄에 앉았었을 것. ‘정도(正道) 박근혜’이니까.

    그러나 여기에도 치밀한 정치적 계산이 있었다고 해석한다면? 다른 대권주자라는 인물들과 ‘동렬’에 앉아 똑같은 잣대로 평가 받는 순간은 단 한번, 단 1초라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본능이 작용했을지도 모른다. 틀림없이 이런 ‘우월 본능’도 순간적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감동을 준 건 김문수의 ‘순간 처신’! 크게 감동했다. 그를 다시 봤다. 대선후보 나가겠다고 간판 건 인물로선 일단 박근혜를 ‘우대’하는 행동을 보인다는 게 정치인의 생리상 결코 덥석 할 수 있는 쉬운 일이 아니다.

    김문수의 이런 여유로운 행동을 보면서, 아 김문수가 원래 젊은 시절을 투사로 살다보니 ‘까칠남(男)’으로 투영돼왔지만 상당히 인간적으로 품성이 꽤 넉넉한 인물이구나 하는 생각에 이른다. 정치도 사람이 하는 것!

    사진을 보면 김문수는 선 자세로 뭔가 말을 하는 데, 박근혜는 앉아서 시선은 딴 곳으로 보내고 있다. 박근혜의 이런 에어컨 바람 팡~팡~ 쏟아내는 ‘순간 냉기’! 주변에 몰려들었던 많은 사람들이 서운해하고, 실망한다더니만.

    새누리당은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지금 대선후보 경선이 이미 엄청난 ‘딜레마의 수렁’에 빠져있다는 엄연한 사실을! 박근혜부터!

    박근혜가 대선후보 경선 때 단독 드리블로 골대까지 질주하다가 슛! 압도적으로 승리하면 대권도 잡게 된다? 다른 대선후보들은 끝내 지지도 1%도 넘지 못한 상태에서 그저 들러리만 서고? 경선을 극적으로 치러야한다는 말은 말인즉 맞는 얘기, 맞다. 그러나? 게임이 되지 않는 경선을 극적으로 치를 수 있는 재간이 있는 사람이 있으면 한번 나와 봤으면 한다. 현재로선 박근혜와 나머지 대선후보들이 아무리 전국 돌아다니며 완전국민경선을 해도 극적 효과가 나타날 수가 없다.

    마이너리거들이 완전국민경선제 외쳐대도 지지도가 미동도 하지 않는 배경이 나온다. 그렇다 해서 누가 박근혜를 이길 수 있는가라는 회의가 이미 유권자들 사이에서 굳어져있기 때문!

    새누리당은 여기에서 경선 문제에 관해 방향을 180도 틀어볼 수 있는 과감한 발상을 해야 한다. 경선만이 살길이 아닌것!

    그게 뭔가? ‘박근혜+알파(α) 후보’ 간의 대결합 카드!
    ‘박근혜+김문수’ 러닝메이트 카드를 진정으로 제안하고 싶다.

    국민에게 던지는 것! 장담하건데, 박근혜의 단점과 김문수의 단점을 두 사람 각각 떼어놓고 생각하면 단점들이지만, 이들이 합쳐 러닝메이트로 결합하게 된다면 단점이 장점으로 바뀌고, 장점은 극대화되는 놀라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

    <산업화 세력+민주화 세력의 결합>이라는 상징성이 갖는 시대·세대간 화합! 남녀 성(性)간에 이뤄지는 협력의 정신! 보통 사람의 입지전과 대통령의 딸이 던져주는 국민 화합…박근혜+김문수, 김문수+박근혜의 러닝메이트 카드가 극적으로 성사된다면 이 자체가 경선 대박 못지않은 파급효과를 몰고 올 수 있다. 야당의 단일화 효과에 얼마든지 맞설 수 있다. 환상적 카드!

    박근혜와 김문수, 멀리 보고 멀리 던지는 정치를 해야 한다. 그야말로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전환을 통해 러닝메이트 카드를 던지는 시기와 방식을 골라야 한다. 발상을 바꾸면 경선 딜레마의 수렁에서 빠져나와 앞이 보이게 된다.

    ‘박근혜+김문수’ 러닝메이트 카드를 제안한다.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정치평론가 /전 문화일보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