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말 여당 도움 필요한 靑, 미적거리는 與미묘한 신경전, 여의도-광화문 라인 개설은 아직
  • 19대 개원이 코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그동안 끊겼던 국회와 청와대의 당·정·청 협의채널이 다시 재개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정부 입장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해인 만큼 어느 때보다 국회와 여당과의 협조 체계가 중요한 시점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임기 말 입법화를 해야 하는 각종 정책이 많다. 18대 국회 말미에 112 위치추적법 등 민생법안이 무사히 통과하면서 긍정적 전망을 하고 있다. 19대 국회에서도 당정청 협의 라인이 곧 개설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주통합당이 국회개원과 함께 불법 사찰이나 대통령 측근 비리, BBK 문제 등에 대한 논란 재점화를 예고하고 있어 청와대 입장에서는 여당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여의도 분위기는 청와대의 기대와는 사뭇 온도차가 느껴진다.

    우선 당정청 회동이 지난해 10월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비준과 관련된 후속조치를 논의한 것을 마지막으로 중단돼 왔다는 점이 크다. 그 사이 있었던 몇차례 회동도 고위급 회동이 아니라 실무적인 논의를 위한 당정 협의에 불과하다.

  • ▲ 지난해 6월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청와대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당시만 해도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와의 관계 정립에 대한 각종 전망이 나왔지만, 총선 이후 현재는 이렇다 할 연결고리조차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 자료사진
    ▲ 지난해 6월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청와대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당시만 해도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와의 관계 정립에 대한 각종 전망이 나왔지만, 총선 이후 현재는 이렇다 할 연결고리조차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 자료사진

    특히 민통당이 불법사찰, BBK 문제 등 이명박 정부에 대한 집중 공격을 준비하고 벼르고 있는데다, 이미 청와대와 선을 그은 박근혜 전 대표 체제로 전환한 새누리당의 미온적 태도도 부정적 전망을 나오게 하는 원인이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아직 회동 자체의 필요성을 별로 못 느끼고 있다”고 했다. “실무 차원에서는 상임위별로 계속 만나 조율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는 않았다”고 했다.

    여의도와 광화문 양 정치 세력이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임기 말 원만한 국정 운영을 통해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은 청와대에 비해 차기권력에 가까운 박근혜 체제의 새누리당은 올해 말 국정 운영보다는 내년부터 시행할 수 있는 대선 공약이 더 중요한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양 측의 이 같은 입장차 때문이라도 당정청 회동이 6월 중 가시화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당 고위관계자는 “이제와 현 정권을 비호하는 자충수를 둘 수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청와대와 선을 긋고 승승가도를 달리는 박근혜 전 대표의 전략이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