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말 파문으로 사회에 물의를 일으켰던 나꼼수의 김용민 흉내를 내서 막장드라마를 표현해 보면, ‘폭력과 불륜과 출생의 비밀은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에 제일은 출생의 비밀이라’.

    요즘은 드라마나 영화가 대중적 인기를 끌려면 폭력과 불륜과 출생의 비밀 이 세 가지 정도는 반드시 들어가야 하며 이 세 요소를 적절히 배합해가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여 관객과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기며 드라마나 영화에 몰입하게 만드는 테크닉을 가져야 경쟁에서 살아남는다고 합니다.

    통진당의 사태를 보면 마치 잘 각색된 한 편의 막장 드라마를 보는 듯합니다. 어제의 동지들을 물고 뜯고 두들겨 패고 할퀴는 폭력에다가 표만 된다면 이 당 저 당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합방을 하고는 저들의 과거 출생의 비밀이 하나 둘 벗겨지니 막장 드라마의 필요충분조건을 다 갖춘 셈입니다.

    요즘 통진당 폭력 사태를 보면 마치 시계 바늘을 해방직후와 자유당정권 시절로 되돌려 놓은 것 같은 착각에 빠집니다.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21세기를 주도해 나가는 대열에 당당하게 합류한 대한민국에서 대명천지에 이런 정치폭력이 난무하다니 도저히 믿겨지지가 않습니다.

    주사파에서 전향을 했는지, 북한에는 몇 번이나 다녀온 것인지, 김일성이와 김정일이에게 대를 이어 충성서약을 했는지, 애국가와 태극기는 왜 그리도 싫은지, 어떤 이는 조선로동당 당원증까지 있다는 설도 있는데, 요즘 들어 이 출생의 비밀들이 하나 둘 벗겨지기 시작하기는 하지만 완전하게 그 실체가 드러나려는지 그냥 변죽만 울리다가 막을 내리려는지 궁금해집니다.

    저들 출생의 비밀이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시청자들의 궁금증은 더해만 가는데 각본 없는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끝내 출생의 비밀을 자기 스스로는 안 밝힐 것 같은 분위기로 보아 이렇게 끝나면 시청률 뚝 떨어질 것 같습니다. 막장 드라마의 하이라이트인 출생의 비밀 정도는 얘기를 해줘야 막장 드라마로서의 품격을 갖추는 것일텐데요.

    불륜은 그냥 단순한 불륜이 아니라 들판에서 거시기를 한 야합이라 보는 것이 더 정확하겠지요?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 이혼했던 사람과 다시 합치는 정도야 옛 사랑에 대한 탐욕의 발로라 이해해줄만도 하지만 이념과 성향이 전혀 다른 특정지역에 기반을 둔 민주당과도 살을 맞대고 짝짝쿵을 하는 것은 분명한 야합이겠지요.

    국회사무처장 테이블에서 공중부양 쑈를 보여주던 사람은 그런 추태를 언제 부렸냐는 듯이 마치 정의의 사도라도 된 듯이 변신을 하는 반전도 재미있습니다.

    국회 본회의장 안에서 최루탄을 장렬하게 투척한 사람은 특정지역의 열렬한 성원에 힘입어 이번에 다시 국회 진출에 성공하더니만 통진당 사태가 터지자 갑자기 순한 양의 탈을 쓰고 나타나는 반전도 흥미를 더해줍니다.

    텔레비전 토론회에 얼굴 내밀 때는 말쑥한 정장 차림으로 잘도 나오다가 재보선에서 당선 돼 막상 국회의원 선서할 때는 야시시한 빽바지를 입고 등원하는 기개를 보여줬던 천하의 유시민이도 통진당 당권파 그대 앞에 서기만 하면 왜 이리 작아지는지, 이런 반전도 아주 재미있습니다.

    아마 올해 해 최고의 시청률을 올린 막장 드라마 통진당의 사태는 연말에 있을 각종 시상식에서 전 부문을 싹쓸이 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후대에 물려줄 유산 하나 변변하게 없는 사람 중에 이번 통진당 사태를 잘 기록해서 자식에게 주면 한 밑천 통 크게 유산으로 물려주는 것이 될 것입니다. 세금 한 푼도 안내고 말입니다.

    보나마나 이 통진당 사태를 10여년 정도 지난 후에 드라마로 만들면 대박 터질 것입니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사람들 보다 더 야비하고 권모술수에 능한 처세술의 감동을 생생하게 전해줄 것이며 막장드라마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들은 전부 다 골고루 갖추고 있으니 시청률 보장은 걱정 않해도 될 것입니다.

    통진당의 막장드라마를 보는 재미에 주요한 기본을 잊을 뻔 했네요. 국민의 혈세가 저런 막장드라마 주인공들에게로 들어간다고 하는 현실이 매우 부끄럽기도 하고 화도 나고 안타깝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