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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누리당 이한구 신임 원내대표(우)가 10일 국회 민주통합당 대표실을 방문, 박지원 원내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제19대 국회가 개원하기도 전부터 여야 원내사령탑 사이에서 불꽃이 튀고 있다.
12월 대선이 눈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초반 기선을 잡기 위해서다.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10일 새누리당 이한구 신임 원내대표와의 상견례를 앞두고 KBS 라디오에 출연, “(이 원내대표가) 국회 현안을 일일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결재를 받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원내대표를 개별적으로는 잘 모르지만 언론을 통해서 볼 때 깐깐한 분이고 할 말은 하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더욱이 새누리당 대주주인 박근혜 위원장의 최측근이고 경제교사라고 하면 힘을 가진 원내대표가 될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 인터뷰가 끝난 직후 이한구 원내대표가 같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했다. 역시나 조심스러운 탐색전 분위기였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를 개인적으로 잘 모르지만 유명해서 그런지 어느 정도의 정보는 가지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박 원내대표가 정치 9단이라고 하고 국정 경험도 있고 하니까 국민들이 처한 어려움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여야가 충분히 대화를 해 국민들이 더 이상 국회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는 얘기가 안 나오도록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야당이 각종 권력비리를 놓고 국정조사 및 특검도입을 요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정부가 잘못한 것은 마땅히 의혹을 풀어줘야 하고 그 다음에 필요하다면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야당이 법대로 하고 원칙대로만 한다면 굳이 여당과 큰 마찰이 일어나겠느냐”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야당이 정치적인 이득을 얻기 위해서 무리하게 자꾸 (문제를) 만들어 간다면 우리는 거기에 동조할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날카로운 신경전은 두 원내대표가 처음으로 만난 상견례에서도 이어졌다. 일단 서로 웃으며 나누는 대화 한마디 한마디에 뼈가 담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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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누리당 이한구 신임 원내대표(좌)가 10일 국회 민주통합당 대표실을 방문, 박지원 원내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박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일부 당선자의 논문표절 의혹을 겨냥하며 개원 직후 국회 윤리위 개최를 촉구한 반면 이 원내대표는 “국회가 (야당의) 폭력의 장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면서 맞받았다.
박 원내대표는 “학회에서 논문표절 당선자를 발표해 버리지 않았느냐. 옛날 같으면 (해당 당선자들을) 윤리위원회에 상정해놓고 4년 내내 끌었는데 지금은 그게 용납이 되겠느냐”라고 했다.
또 “이제 민주통합당은 예전 85석의 당이 아니다. 엄격한 의미에서 보면 여당 150석 대 야당 140석으로 여야 원내대표 경선 결과에서 보듯이 누구도 독선, 독주, 독식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나아가 “이 원내대표는 명실상부하게 최대세력의 지원을 받았으니까 책임지는 대표가 되시라. 나도 양보할 것은 과감하게 양보하겠다. 베푸는 것은 이 원내대표가 베풀어 줘야 나도 먹고 살지 않겠느냐”고 농을 던지기도 했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자신을 ‘서생’이라고 낮춰 표현하면서 “사실 당이 크다고 강자가 아니다. 서생이니까 정치 9단인 박 원내대표가 잘 좀 가르쳐달라. 나도 많이 배우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쉽게 물러설 이한구 원내대표가 아니었다. 이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는 목포 출신인데 목포는 홍어가 유명하지 않느냐. 홍어처럼 박 원내대표가 숙성시키는 것을 잘할 것 같으니 정치도 잘 좀 숙성시켜달라”고 일침을 놨다.
아울러 “국민들이 국회가 싸움터가 아니고 일터라는 인상을 받도록 해야 한다”며 야당의 무차별적인 공세에 대해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