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전날 박근혜 위원장 용산 방문이 판 갈랐다는 관측 제기비박(非朴)-친이(親李) 당내 계파 화합, 가장 큰 과제로 남아
  • 12월 ‘초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선 가도에 파란불이 켜졌다.

    새누리당이 19대 국회의 첫 원내사령탑으로 친박(親朴) 핵심이자 ‘박근혜 노믹스’를 구현할 최적임자인 이한구 의원을 택했기 때문이다. 이는 다가오는 연말 대선을 준비하는 성격이 짙다.
     
    이한구 의원은 박 위원장과는 같은 대구출신인데다 ‘박근혜 경제교사’로 불릴 정도로 박 위원장과 친분이 각별하다. 대표 공약으로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를 내세울 정도다.

    원내대표 러닝메이트인 진영 정책위의장 또한 지난 2004년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위원장의 비서실장을 지내면서 ‘박 위원장의 복심(腹心)’으로 불리기도 했다.

  • ▲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이한구 의원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경선 이후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이한구 의원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경선 이후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선거에선 명시적인 ‘박심(朴心·박근혜의 뜻)’은 없었다. 박 위원장은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그러나 초선을 포함한 많은 의원들이 ‘박심(朴心)’을 읽고 이들에게 표를 몰아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박 위원장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도 진영 의원의 지역구인 용산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친 것이 판을 갈랐다는 해석이 나왔다.

    당초 선거전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이주영 의원이 3명의 후보 중 미세하게 앞서는 것으로 예상됐으나 박 위원장의 용산 방문 이후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가 달랐다.

    당 일각에서는 15일 열리는 전당대회 전망이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수도권 인사인 황우여 원내대표가 차기 당 대표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만큼 영남권 주요 인사인 이한구 의원을 새 원내사령탑으로 선출해 전국을 아우르게 되면 오는 대선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전략적 판단이다.
     
    앞으로 두 원내지도부 인사는 대선국면에서 ‘박근혜 맞춤 정책’을 입안하는 데 주력하는 동시에 민주통합당 등 야당의 공세를 막아내는 역할을 하게 된다. 당내에서도 박 위원장의 확실한 우군역할을 자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내 계파 갈등은 해소해야 하는 과제로 여전히 남아있다. 만약 친박계가 당직을 싹쓸이할 경우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007년 친이-친박 갈등 때도 친이계가 당직을 싹쓸이하면서 엄청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반대 상황이 벌어질 경우 친이계가 ‘박근혜 사당화 논란’을 부추길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당장 비박(非朴) 3인방 김문수 지사의 측근인 김용태 의원은 “정권재창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새 원내지도부가 박근혜 위원장을 넘어서야 한다. 안일한 대세론에 빠지지 말고 국민의 참여를 극대화할 수 있는 대선후보 선출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해 이한구 원내대표는 화합을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당선 후 기자회견을 열어 “화합된 당내의 힘, 에너지를 갖고 대통령 선거에 임해야 우리가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 개인을 겨냥한 야당의 비판과 공격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대세론이 굳건해지면 굳건해질수록 야당의 공세 역시 그것에 비례해 거세질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