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의 '파렴치한 행동'과 함께 그 아들의 음주운전 뺑소니, 미래저축은행의 자구노력을 위해 매각하기로 했던 건재고택이 아들 명의로 되어 있었던 게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2011년 6월 5일 새벽 3시 무렵, 서울 강남 청담사거리 앞에서 벤츠 한 대가 길에 세워진 그랜저 한 대를 들이받았다. 벤츠는 멈추지 않고 그대로 내달리면서 승용차와 택시 등 6대를 더 들이받았다. 이를 목격한 택시 2대가 벤츠를 쫓기 시작했다. 성수교차로까지 ‘광란의 질주’를 벌이던 벤츠는 택시들에 포위돼 멈춰 섰다.
택시 기사들이 운전자를 끌어내리려 했다. ‘새파란’ 20대 젊은이였다. 꽤 큰 부상을 입었지만 술에 만취했다는 걸 금방 알 수 있었다. 벤츠 운전자는 “우리 아버지가 누군지 아느냐”며 큰 소리를 친 것으로 전해졌다.
6월 28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혈중 알코올 농도 0.137%의 만취 상태에서 벤츠를 몰고 광란의 질주를 벌이며 7대의 차를 들이받고 뺑소니를 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차량)로 김 모(28)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이 화제가 된 건 김 씨가 미래저축은행 오너의 아들이었다는 점, 당시 관악구청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 중이었는데 벤츠를 리스해 타고 다녔다는 점 때문이었다.
당시 미래저축은행에 문의한 결과 벤츠는 ‘본인의 돈으로 리스한 것’이라고 했다. 미래저축은행 관계자는 “회장 아들은 해외유학을 하다 돌아와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 중이라는 것만 알고 있다”며 “이번 일로 회장께서도 얼굴을 못 들고 다닌다. 저축은행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과연 김찬경 회장이 아들의 일로 부끄러워했는지는 의문이다. 김찬경 회장 또한 30년 전 젊은 시절 ‘가짜 서울대 법대생’으로 행세하며 사람들을 속였기 때문이다.
-
- ▲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
1980년대 초 김찬경 회장은 서울대 법대를 다녔다. 학교에 입학한 게 아니라 ‘사칭’한 것이었다. 충남 아산 출신인 김찬경 회장은 중학교 중퇴가 최종학력이었다. 이후 검정고시를 거쳐 최근에야 전문대를 졸업했다.
그럼에도 김 회장은 80년대 서울대 법대를 들락거리며, 재학생 행세를 했다. 명문여대 출신 부인을 만나 서울법대 교수의 주례로 결혼식도 올렸다. 집을 담보로 융자를 받기도 했다. 그의 사기행각은 졸업앨범을 만드는 도중에 발각됐다. 당시 이 사건은 화제였다.
김 회장은 그럼에도 복역 후 서울대 법대생으로 행세하던 시절 알고 지내던 이들과 연락을 유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미래저축은행에 서울대 법대 ‘후배’들을 여럿 영입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런 김 회장의 ‘사기’는 아들에게로도 이어진다. 2011년 10월 금융위원회가 유예조치를 내릴 때 미래저축은행이 자구노력 중 하나로 매각을 계획했던 충남 아산의 건재고택이 아들 명의로 되어 있다는 것이 최근 드러났다.
여기다 김 회장은 지난 3일 우리은행에 있던 고객 예금 200억 원을 몰래 빼내 밀항하려다 해경에 붙잡혔다. 붙잡힐 때까지도 김 회장은 “밀항하려 한 적이 없다”고 거짓말을 했다.
검찰은 김 회장에 대해 7일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미래저축은행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금융 당국과 검찰 등이 밝혀낸 바에 따르면 김찬경 회장의 미래저축은행은 SK그룹 최태원 회장에게 1인 대출한도를 넘는, 1,000억 원 이상의 대출을 해줬고, 부실경영은 고치지 않은 채 하나금융지주 계열사로부터 140억 원의 자금을 유치하기도 하는 등 '부산저축은행' 수준의 부도덕한 경영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미래저축은행 직원들은 참담한 표정이다. 수십 년 동안 제주를 기반으로 신용을 쌓아왔던 저축은행 직원들의 명예를 불과 10년 만에 말아먹은 회장 부자(父子)를 원망하기에도 너무 늦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