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돈 비상대책위원이 4월 17일 YTN 라디오에 출연하여 “새누리당에선 대선주자로 박근혜 위원장 외에는 대안이 없다. 대통령 후보 경선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 이번 총선보다 더 정확한 박 위원장에 대한 판단은 존재할 수 없다. 사실상 총선이 경선을 갈음한 것 아닌가”라며 박근혜 대세론을 뛰어넘어 추대론인지 경선 무용론인지를 주장했습니다. 한마디로 줄이자면 ‘총선을 박 위원장 공로로 이겼으니 경선은 불필요하다’는 얘기겠지요.
또 “지금의 전당대회는 복잡하게 돼 있어 여론조사 비율이 크다는 등 논란이 많았다. 당헌 당규를 보면 필요한 경우 전국위원회가 (전당대회를) 대신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도 있다”며, 2007년 경선에서 다 이겨놓고 이명박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던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징크스를 보이며 전당대회 대신 전국위원회를 열어서 박근혜 위원장을 추대하겠다는 뜻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습니다.
그는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대세론이 일찍 굳어지면 전당대회 효과나 극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번 총선이 전당대회 효과를 대체한다고 봐야 한다”는 종전의 주장을 되풀이했는데, 그 교만이 하늘을 찌르고도 남아 보입니다.
이상돈 비대위원의 교만은 여기서 그치질 않습니다. 논문표절시비로 새누리당을 탈당한 문대성 당선자에게는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실 확인은 매듭을 지어 당이 아예 사퇴를 시키고 새로운 국회의원을 뽑는 방향으로 해야 된다. 그냥 출당을 시켜버리면 무소속으로 4년 가게 되는 것은 정말 유권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문 당선자를 국회의원에서 사퇴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데요, 한시적 성격을 가진 일개 비대위원이 무슨 권한으로 유권자들이 선택한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을 강제로 사퇴시켜야한다는 것인지, 교만이 아주 차고도 넘칩니다.
당초 불리할 것이라던 예상을 뒤엎고 총선에서 선전을 했다고 하여 이렇게 교만해져도 되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요즘 세대에는 드라마도 반전이 없으면 거들떠보지도 않고 강동의 스토리가 끊임없이 이어지지 않으면 금방 잊혀지는데 8개월이나 남은 기나긴 기간 동안 나 홀로 독야청청 하다 본선에 나서야 한다는 교만으로 가득 찬 모습은 반드시 패망으로 이어지게 돼 있습니다.
북한의 김정은이 추대하듯이 성대한 추대식 잔칫상이나 차려서 유권자에게 감동을 주겠다는 발상은 북한 같이 폐쇄되고 억압으로 통제되는 사회에서도 통할까 말까 한데 실시간으로 전 세계를 두루두루 자유롭게 섭렵하는 자존심 강한 대한민국 유권자들에게는 모독으로 비추어질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아마 모르긴 해도 이상돈 비대위원의 이러한 일련의 교만에 가득 찬 발언으로 인해서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을 찍었던 유권자들 중에 벌써 후회하고 있을 사람들이 부지기수로 늘어났을 것입니다.
총선과 대선은 성격이 많이 다르기에 단순 예측을 한다는 것은 옳지 않으나,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표심을 보면 수도권과 영남지역에서는 대선 때에도 새누리당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당한 부담으로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이 되는데 유권자들에게 감동을 주고 시선을 사로잡을 생각은 안하고 벌써부터 왕같이 군림하려는 태도는 유권자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1997년과 2002년 대선 때의 이회창 후보는 지금의 박근혜 위원장 보다 더한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성대하게 추대식은 치루었지만 번번이 대관식을 치루지는 못했던 뼈 아픈 과거를 모를리도 없을턴데 이런 무지한 태도는 어디서 연유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98% 다 가진 사람들이 뭐가 두렵고 겁이 나서 피하려는지 이해가 잘 안됩니다. 당내 경선에서 치고박고 싸우다가 정작 본선에는 만신창이가 돼서 오를까 걱정이 돼서 그럴까요? 아무리 치열해진다고 해도 2007년 한나라당 당내경선처럼 치열하지는 않겠지요. 그때는 때리는 쪽이었었는데 이제는 맞는 쪽이 돼서 겁이 날까요?
이상돈 비대위원은 박근혜라는 특정 인물만이 오로지 새누리당 대권 후보로 되어야 한다는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보수정권 재창출을 바라는 수많은 유권자들은 꼭 박근혜라는 특정 인물만이 아니라 치열하고 정정당당한 경쟁을 통해 선발 된 사람이라면 본선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을 거란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 수많은 사람들이 이번 총선에서도 새누리당에도 많은 표를 몰아주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아니될 거입니다.
본선에서 승리하면 새누리당 당원들만의 대통령이 아닌 대한민국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 돼야 할 것이니 당내 후보 선발 경선에서 부터 온 국민들에게 참여 기회를 활짝 열어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가진 국민들이 많다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할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