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당초 은퇴시기 감안해 덮을 가능성도"
  •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가 몰락한데 이어 그의 굳건한 후원자인 저우융캉(周永康·71)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의 실각설이 확산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이 21일 보도했다.

    요직인 중앙 정법위원회 서기도 맡고 있는 저우 위원은 해임에 강력히 반대하는 등 보시라이를 적극적으로 비호해 왔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WP는 반정부 성향 해외 중국어 웹사이트의 보도와 인터넷 소문 등으로 보시라이를 둘러싼 스캔들이 이어지면서 이제 의혹은 저우 위원과 보시라이 관계에 초점이 맞춰지고 관심은 결국 저우 위원이 다음 피해자가 될지에 모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저우 위원이 대중에 잘 모습을 드러내지 않더라도 검사 전부를 포함한 사법부와 다수의 무장 경찰을 통제하는 가장 강력한 인물 중 한 명인 만큼 그의 미래와 운명에 대한 관심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게 신문의 지적이다.

    신문은 특히 관영 신화통신의 지난 17일 사설, 즉 "보시라이 수사는 직위를 막론하고 모든 공산당원에게 적용되는 것으로, 당원들은 결코 당 강령이나 법 위에 존재할 수 없다"는 내용이 고위급의 추가 실각을 암시하고 있다는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저우 위원의 과거와 현재 발언이나 행사 참석 내용 등이 면밀히 분석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에 앞서 대만 중앙일보도 지난 20일 저우 위원이 보시라이의 해임에 반대한 것과 관련, 이미 조사를 받았으며 정법위 서기직에서 면직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저우 위원이 올해 가을 당대회에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 만큼 70대인 사람을 몰아내는 것은 너무 파문이 클 수 있어 은퇴가 허용되고 실각한 다른 고위관리들처럼 조용히 지내도록 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올해 가을 당대회에서는 차기 국가주석으로 거의 확실시되는 시진핑(習近平) 부주석 주도의 새 지도부가 등장할 예정이다.

    분석가인 리 다통은 WP에 "저우융캉이 현재 정말 위험한 상황에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치국 상무위원조차 법과 당 강령을 위반했다는 사실이 드러날 경우 당으로서는 인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을 것을 우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각 국의 높은 관심 속에 저우 위원이 지난 18∼20일 후베이(湖北) 지역을 시찰했다고 신화망(新華網)이 21일 보도했다.

    저우 위원은 후베이성의 싼샤(三峽)댐 주변 등을 둘러보고 후베이성 공산당 위원회 및 성 정부 인사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정부가 올해 정책기조로 정한 `온중구진'(穩中求進·안정속에 발전을 추구한다)의 정신을 강조했다고 신화망은 전했다.

    후베이성은 보시라이가 당 서기를 지냈던 충칭시와 인접해 저우 위원의 이번 시찰이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