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밤새며 99개팀 198곡 들어도 힘든 줄 몰라'탑밴드 시즌2' 심사위원 "후배 사랑하는 선배 마음으로"
  • ▲ 왼쪽부터 유영석, 김도균, 신대철, 김경호.
    ▲ 왼쪽부터 유영석, 김도균, 신대철, 김경호.

    지난해 오디션 프로그램의 범람 속에서도 나름 자신의 색깔을 나타낸 ‘KBS 2TV 탑밴드’가 내달 5일 시즌2로 다시 돌아온다. 심사위원들은 살인적인 스케줄에도 ‘밴드 살리기’라는 사명감으로 힘든 줄 몰랐다.

    지난 13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AX홀에서 '탑밴드 시즌2'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심사위원으로는 대한민국 밴드음악을 상징하는 두 기타리스트 신대철(시나위), 김도균(백두산)과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작곡가 유영석, 락커 김경호 등이 참가했다. 그들은 바쁜 촬영일정에도 대기실에 기자들을 초대해 이야기를 건냈다.  

    탑밴드 시즌2에 참가한 팀은 전체 653개였다. 1차 동영상 심사를 통해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갈 99팀을 선발했다. 기자가 현장을 찾았을 때는 2차 오디션이 한참이었다.

    심사위원들은 잠을 줄여가면서 심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한 밴드가 2곡(커버곡, 자작곡)씩 연주하는 시스템에서 그들이 들어야 할 곡이 전체 198곡이었다. 그것도 이틀이라는 짦은 촬영일정 안에 해야하기에 살인적인 스케줄이다.  

    심사위원 4명에서 99개 팀을 40여 팀 안으로 줄여야 했기에 신중에 신중을 가했다. ‘참여한 밴드들의 실력이 모두 비슷해 떨어뜨리는 것이 힘들다’는 심사위원들의 말에는 피로보다는 뿌듯함이 새어 나왔다.

    잠도 제대로 못자는 힘든 일정속에서 음악을 듣고 결단을 내려야 하는 그들의 눈빛에서는 촬영 이상의 기운이 흘러 넘쳤다. 심사위원들은 ‘대한민국 밴드 살리기’라는 사명감을 갖고 있었다.

    새롭게 시즌 2에 심사위원으로 합류한 김경호는 “밴드음악을 하는 예민하고 자존심도 강한 친구들에게 때론 비판도 하고 또 용기도 주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며 “장차 우리나의 밴드 음악의 계보를 이을 수 있는 실력 있는 뮤지션을 발굴한다는 신념으로 신중히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시즌 1부터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신대철, 김도균, 유영석도 이에 적극 동의하며 “진흙에 숨은 진주를 발견하다는 마음”이라며 “좋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기에 힘든 것을 없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실제로 촬영이 끝난 상황에서도 후배 뮤지션들에게 지도를 해주는 심사위원들의 모습에서는 단순히 방송을 위한 모습이 아닌 ‘후배사랑’의 마음이 담겨있음이 강하게 느껴졌다.  

    특히 김도균은 “음악 자체가 삶이다"며 "밴드들의 흘렸던 땀과 눈물이 그들이 내는 소리에 담겨져 있었다”고 후배 밴드들을 칭찬했다.

    또 그는 “지난 시즌 참가했던 팀들이 혹평을 받고 피나는 연습을 해서 올 시즌 다시 참가했을 때 정말 뿌듯함을 느낀다”며 "단순히 심사를 통해 우수한 팀만을 선별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좋은 팀들을 많이 만들어 내는 멘토의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서 종이 한 장 차이로 떨어진 밴드들에게 4명의 심사위원들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필요한 부분을 조언해 줬다.

    심사위원들의 진실된 모습과 밴드음악에 청춘을 바치는 후배들이 만들어 가는 ‘탑밴드 시즌2’의 촬영현장 분위기는 훈훈했다.

    글 : 윤희성 기자 ndy@new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