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일 집권 총선 패배 책임지고 결국 물러나권력 싸움 치열해질 듯, 호남-손학규계 견제시작
  • ▲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당사 대회의실에서 4ㆍ11 총선 패배에 따른 당 대표직 사의표명을 하기 전 인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당사 대회의실에서 4ㆍ11 총선 패배에 따른 당 대표직 사의표명을 하기 전 인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4.11 총선 패배로 책임론에 직면한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13일 결국 사퇴를 선언했다.

    지난 1.15전당대회에서 대표직에 선출된 지 겨우 89일만이다.

    친노세력의 적극적인 지지에 힘입어 당권을 거머쥐었던 한 대표가 사퇴함에 따라 향후 민주통합당 권력 싸움의 구도는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한 대표는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총선에서 새로운 변화를 향한 국민의 열망을 제대로 받들지 못한 데 대해 무한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이어 “공천과 선거운동을 하면서 수많은 밤을 지새우며 악전고투했지만, 목표를 이루는데 미흡했다. 이 모든 부족함은 대표인 저의 책임이다. 오늘 민주당 대표에서 책임지고 물러나겠다”고 사퇴를 선언했다.

    그는 “이명박 새누리당 정권을 심판하고 민생국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열망을 충분히 이끌어내지 못해 국민께 죄송하다”면서도 “총선 민심에서 교훈을 찾고 성찰과 자기혁신에 매진, 정권교체를 위한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다”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다만 15번을 받아 당선이 확정된 비례대표을 반납하는 것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당 일각에서는 무한 책임론을 내세운 한 대표가 의원직도 내놔야 한다는 강경 발언이 나오는 상황이다.

    한 대표가 사퇴함에 따라 민주통합당은 조만간 전국임시대의원회의를 열어 차기 지도부를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최고위원들의 이딴 사퇴도 간과할 수 없다.

    다만 차기 지도부 선출 때까지 최고위원 순위에 따라 문성근 박지원 최고위원 등이 대표대행을 맡아 당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

    한 대표는 “저는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지만 당원의 한 사람으로 2012년 정권교체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당원 동지 여러분은 흔들림없이 정권교체를 위한 대장정에 적극적으로 함께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향후 민주통합당 당권을 노린 유력 인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친노세력은 한 대표를 대체할 인물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또다른 축인 호남계열이나 손학규 계열 등에서도 전당 대회 준비를 이미 시작한 것으로 감지된다.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총선 패배로 지도부 사퇴는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면서 “곧 도래할 대권 정국에 맞춘 지도부 구축이 핵심 관건”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