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 2000년 16대 총선부터 4회 연속 대형사고로또 예측 수준 조사결과에 회의론 높아
  • ▲ 방송3사 출구조사 그래픽.ⓒ 연합뉴스
    ▲ 방송3사 출구조사 그래픽.ⓒ 연합뉴스

    이번에도 방송사 출구조사가 사고를 쳤다. 총액 75억원에 1만3천여명의 조사원을 동원한 대형사고다.

    4·11총선이 여당인 새누리당의 원내 1당으로 마무리되면서 방송3사가 공동실시한 출구조사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KBS, MBC, SBS등 방송 3사는 전국 246개 선거구에서 공동실시한 출구조사를 발표하면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백중세를 예측했다.

    이날 출구조사 결과는 새누리 126~151석, 민주통합당 128~150석이었다. 초박빙 지역이 속출해 판세 예측이 불확실한 탓에 양 당의 예상 의석수는 22~25석이나 차이가 났다. 특히 방송사들은 민통당, 통진당 양당이 합쳐 171석을 얻어 여소야대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방송사들은 출구조사 결과를 근거로 민통당의 수도권 압승과 부산에서의 선전을 예측했다. 인천과 경기, 충청권에서도 민통당이 상당한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판단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궤멸수준의 참패를 당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개표 초반 양당의 분위기는 극명하게 갈렸다.

    민통당은 수도권 압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면서 한껏 기세를 올렸고 새누리당은 실망하는 기색이 뚜렷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당초 예측과 달리 새누리당 후보들이 곳곳에서 1위에 나서자 분위기는 뒤집어졌다.

    특히 인천, 경기, 강원, 울산, 충청권에서 기대 이상의 선전을 이어나가자 새누리당은 활기를 되찾았다.

    당초 참패가 예상된 서울에서도 새누리당 후보들이 예상 밖의 선전을 펼치면서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여줬다.

    이와 달리 민통당은 처음 선두를 달리던 후보들이 갈수록 밀리면서 침통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개표결과는 새누리당의 과반의석 획득과 여대야소였다.

    방송사 출구조사가 사고를 친 것이 이번만은 아니다. 처음 출구조사를 벌인 2000년 16대 총선부터 방송사 출구조사는 헛다리를 짚었다.

    당시 방송사들은 여당인 민주당이 최소 100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했지만 결과는 96석에 그친 민주당의 참패였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도 방송사들은 한나라당이 154~181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의석수는 이 보다 적은 153석에 머물렀다.

    같은 상황이 반복되자 일각에서는 방송사 출구조사가 예측은커녕 혼란만 부추긴다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사를 담당하는 여론조사회사들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지역별 특성이 서로 달라 고려해야 할 변수가 너무 많아 정확도를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

    출구조사가 이처럼 어이없는 결과를 내놓으면서 조사 자체의 필요성에 의문을 표시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로또 예측 수준의 불확실한 결과를 얻기 위해 75억원이라는 막대한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한편 11일 치러진 총선 개표 결과 새누리당은 12일 오전 0시 현재 과반이 넘는 152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민주당은 130~131석에 그칠 것으로 전망돼 통진당과의 연대에도 불구하고 여소야대 구도를 만드는데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