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연합 “김정일 씨받이X 욕설 안해”…허위사실 유포로 고발이정희 조국 등 손수조 때도 ‘떼트윗’…사실 확인없이 여론몰이
  • “김용민씨! 사과는 악어의 눈물이었나요?” 한 인터넷 게시판에 오른 글이다.

    민주통합당 김용민 노원갑 후보가 김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보수단체의 시위를 ‘여론 물타기’에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성(性)에 관한 폭력적인 발언과 노인폄하 발언으로 전방위적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김 후보가 ‘국면전환’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보수단체인 ‘어버이연합’은 지난 5일 김 후보의 선거사무소에서 사퇴 촉구 시위를 벌였다. 시위 소식은 김 후보의 트위터를 통해 빠르게 전파됐다. 김 후보는 “지금 선거 본부 건물 앞에서 어버이연합 어르신들께서 집회를 시작하셨습니다”고 시위 사진과 함께 빠르게 상황을 알렸다. 

    ◆ 김용민, 공개한 사진에 경찰은 없고 어르신만 등장

    김 후보가 트위터에 공개한 어버이연합의 집회 사진에는 경찰이 배치된 부분은 회색부분으로 처리돼 있다. 대신 어버이연합의 차량과 어르신들이 대거 등장한다. 김 후보의 사무실에 시위대의 진입이 불가능한 상황만 빼고 공개한 것이다. 보수단체의 시위가 일반 유권자들에게 반감을 일으켜 여론을 환기시키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같은 시각 인터넷에는 시위대가 사무실에 난입해 여직원에게 “총알받이로 보낼X, 김정일 씨받이로 보낼X” 등 막말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확인 결과 시위대 중 김 후보의 사무실에 들어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 ⓒ 김용민 후보 트위터
    ▲ ⓒ 김용민 후보 트위터

    이런 유언비어를 처음으로 유포시킨 인물은 인터넷방송 시절 김용민과 함께 일한 서영석 전 서프라이즈 대표로 드러났다.

    서 전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속보] 어버이연합 김용민 사무실 난입 ‘총알받이로 보낼 X, 김정일 씨받이로 보낼 X’ 욕설까지, 일부 부상”이라는 멘션을 올렸다. 이에 트위터에서는 이러한 내용이 급속도로 확산돼 급기야 일부 언론에 사실처럼 보도되기도 했다.

    어버이연합 추선희 사무총장은 6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집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경찰이 100여명 배치돼 건물 안에는 진입도 못하고 여직원과 마주치지도 못했다. 40분정도 집회를 마친 뒤 ‘김용민 후보와 면담을 하겠다’고 1~2분가량 진입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 말했다.

    ◆ ‘아니면 말고식’…이정희, 조국 등 여론몰이

    서 전 대표 등의 글은 파워 트위터리안의 손을 거치며 빠르게 확산됐다. 그 가운데는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도 있었다.

    추선희 사무총장은 “단 몇 시간 만에 20만 건이 넘게 확산됐다. 이정희 대표도 퍼 나르더니 나중에 오보로 알려진 다음엔 슬그머니 삭제했다”고 말했다. “추 총장은 이미 우리는 여직원에게 폭언을 쏟은 무자비한 사람들이 됐는데 사과하는 사람은 없다. 여론 전달자들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어버이연합은 5일 밤 허위사실 유포혐의로 서 전 대표와 이정희 대표 등을 고발했다. “사실이 아닌 내용을 전파시켜서 여론을 조작하는 것은 전형적인 이들의 꼼수 전략이다. 이번 기회에 바로 잡아야 한다”고 했다.

    정치적 영향력이 높은 좌파인사들의 ‘아니면 말고식’의 여론몰이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부산 사상의 손수조 새누리당 후보의 ‘18평 전세’ 논란 당시에도 이정희 대표를 포함해 조국 교수, 공지영 작가 등은 수십 건의 글을 트위터에 날리며 ‘집단 린치’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손 후보는 8평 원룸에 전세금 3천만원, 월세 30만원의 반전세로 거주하고 있었지만 선관위에 제출한 서류에는 평수를 18평으로 액수는 전세금만 적어 논란이 일었다.

    당시 조 교수는 “서울 남영동에 18평 원룸으로 전세 3천만원짜리가 있다고? 증여세 공제한도액이 3천만원인 바 탈세 목적으로 이중계약서가 작성된 것이 아닌지 확인해보아야 한다”고 탈세 의혹까지 제기했다.

    공씨도 부산시선관위가 손 후보가 '3천만원 선거 뽀개기' 운동을 접은 것이 선거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힌 데 대해 “누가 선관위를 직무 태만으로 고소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었다.

    일각에서는 손 후보가 정치초년생으로 상황 판단을 종합적으로 하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 하에 실수를 유발시키기 위한 ‘노림수’가 있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후 손 후보는 ‘반전세’ 사실을 공개하고 3천만원 선거 뽀개기 운동의 취지가 “직장 초년생의 연봉으로 선거를 치러보자는 것이었다”고 해명했지만 탈세 운운하며 손 후보를 ‘때린’ 이들은 정당한 의혹 제기였다는 분위기다.

    ◆  “미워도 다시 한 번…사퇴는 막아야”

    김용민 후보는 지난 2004년 인터넷 방송에서 “유영철을 풀어가지고 부시, 럼스펠드 라이스는 아예 XX(성폭행)을 해 죽이는 거에요”, “피임약 대신 최음제를 팔아 출산율은 높이자”, “노인들 시청역에 오지 못하게 역의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다 없애버리자”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성(性)에 관한 폭력적이고 노골적인 표현에다가 노인 폄하 발언까지 논란을 키웠다. 문제는 성적 막말 수위 보다 김 후보의 가치관이라는 지적이 많다.

    김 후보의 말에는 여성이기에 그냥 죽이는 게 아니라 강간을 가해서 죽여야 한다는 반인권적인 인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또 노인비하 발언은 과거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과 오버랩 되면서 당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김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조 교수는 최근 트위터에 “풍자와 야유에도 금도가 있어야 한다”고 했고, 이정희 대표는 “나는 김용민을 신뢰한다”고 했다. 질책은 있었지만 후보직 사퇴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이 대표는 오히려 지지를 보내 끝까지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통합당은 최근 김 후보에게 사퇴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김 후보 측을 만나 사퇴를 설득했지만 (김 후보가) 출마를 접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정치권과 여성-노인단체 등 전방위적 사퇴 압박에 김 후보의 운신의 폭은 시간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