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이용득 “김용민 사퇴하라” vs 나꼼수 지지자 “너나 사퇴해라”
  • ▲ 새누리당 박근혜 선대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동 남인사마당 앞에서 유세 발언을 하자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새누리당 박근혜 선대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동 남인사마당 앞에서 유세 발언을 하자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 정치권의 운명을 가를 19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7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마지막 주말 유세에 사활을 걸었다.

    특히 나꼼수 출신 서울 노원갑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의 ‘여성비하’, ‘노인폄훼’, ‘교회모독’ 발언이 이번 총선의 메가톤급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종합상황실 일일현안회의를 열고 김 후보의 사퇴와 민통당의 입장 표명을 거듭 촉구했다.

    반면 민통당은 곤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현재 당내에서도 김용민 후보에 대한 사퇴 요구가 쏟아지고 있지만 한명숙 대표를 비롯한 당 수뇌부는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다.

    일부 인사는 김 후보가 사퇴하지 않을 경우 그 파장이 수도권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 직·간접적으로 사퇴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에 출마한 이해찬 고문은 6일 “이번 일은 당의 도덕적 품위의 문제이며 (김 후보가) 사과하는 수준 갖고 안 된다면 빠르게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고문은 “후보 본인이 사퇴하지 않겠다고 하면 그 선거를 포기하더라도 민주당으로선 더 이상 후보를 보호하지 않겠다는 등 명쾌한 입장을 내놔야 한다”고 했다.

    이용득 최고위원도 김 후보에게 사퇴를 촉구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 최고위원은 문자에서 “나 X도 아닌 한국노총 위원장 이용득입니다. X도 아닌 최고위원이고요. 한 말씀 드립니다. 조직 위해서 죽을 때 죽으십시오. 그러니까 사퇴하세요. 그러면 당신들 존경할 겁니다”라고 썼다.

    문제는 나꼼수 지지자들이다. 이들은 이해찬 상임고문의 사퇴요구 발언이 확인된 직후부터 트위터 등을 통해 “너(이해찬)나 사퇴해라. 상왕 정치인아”, “도덕적 품위? 그건 김진표 같은 XX한테 물어보란 말이다” 같은 글들을 올리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때문에 민통당 수도권 출마자들은 속을 끓이면서도 말을 못하고 있다. 서울 강북지역의 한 후보는 “김용민 때문에 선거 다 망치게 생겼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 ▲ 각종 막말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서울 노원갑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가 지지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 각종 막말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서울 노원갑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가 지지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김용민 후보의 저질 막말 발언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 박근혜 위원장은 이날 여당의 텃밭인 ‘영남 수성’을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경남 거제시에서 차량유세를 시작으로 진주와 창원, 김해 등 민주당과의 접전지를 차례로 돌며 지지를 호소했고 이어 오후에는 경기 고양과 성남으로 이동해 총력 지원유세를 펼쳤다.
     
    ‘나꼼수 딜레마’에 빠져 성희롱 막말 정당이란 오명을 뒤집어 쓴 민통당 한명숙 대표 등 수뇌부는 광명과 안양, 군포, 화성, 수원, 평택, 안성, 용인, 광주, 성남, 구리 등 승부처인 경기 지역을 샅샅이 훑은 뒤 접전지인 서울 중랑갑을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전체 지역구 246곳 가운데 100곳 가까이가 접전지일 정도로 초박빙 접전이 지속되는 만큼 전(前)·현(現) 정권 불법사찰 파문과 함께 김용민 후보의 저질 막말 파문이 총선 막바지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