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기, 꼭 필요한 인재…국회로 보내달라""최재천, 해봤는데 아닌 사람" vs. "MB정권 한 것 없어"
  • 서울 성동구의 가장 큰 재래시장인 금남시장이 29일 오전 내내 들썩였다.

    불과 20분 전까지만 해도 민주통합당 최재천 후보가 유세를 벌였던 금남시장 삼거리에 박근혜 새누리당 선대위원장이 등장했다. 노란 물결 일색이던 일대는 순식간에 붉은빛으로 바뀌었다. 성동갑 김태기 새누리당 후보의 유세가 시작됐다. 단연 '격전지'의 공식선거운동 첫날 다웠다.

    ◆ 박근혜 "김태기, 꼭 필요한 인재"

  • ▲ 박근헤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장이 29일 새누리당 김태기 성동갑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양호상 기자
    ▲ 박근헤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장이 29일 새누리당 김태기 성동갑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양호상 기자

    김 후보의 유세차량에 오른 박 위원장은 8년 전을 떠올렸다.

    "이 자리에 오니까 2004년 바로 이 자리에서 김태기 후보 지원연설을 했던 생각이 난다. 혹시 기억하시는 분 있으시냐"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새누리당 '5대공약'을 설명하고, 야권의 '말바꾸기 논란' 등을 지적한 뒤 김 후보에 대한 애정어린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새누리당이 추구하는 경제민주화를 실천에 옮기는데 꼭 필요한 인재다. 오랫동안 성동구를 지키면서 성동구민의 애환을 지켜온 분이다."

    "이곳 발전을 위해 계획한 일을 하나하나 챙기면서 모두 이뤄낼 분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우리 김태기 후보를 꼭 국회로 보내달라. 여러분을 믿고 가도 되겠습니까?"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에 "대한민국의 희망이고, 금남시장부터 잘 살게 할 수 있는 미래의 대통령 박근혜 위원장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달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 후보는 박 위원장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에서 경제분야를 담당하는 등 친분이 두텁다. 그는 "박 위원장이 첫날 유세로 온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박 위원장과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에 대해 많은 시간을 이야기 해왔다. 기회를 달라"고 외치기도 했다.

    ◆ 8년 만에 '재대결'…오차범위 '접전중'

    '김태기 대(對) 최재천'. 익숙함이 묻어난다. 두 사람은 지난 17대 총선에서 맞붙었다.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 후보로 나섰던 최 후보는 김 후보를 따돌리고 '금배지'를 먼저 달았다. 그러나 최 후보에게 '재선'은 녹록지 않았다. 18대 총선에서는 친이계(친이명박) 핵심인 진수희 새누리당 의원이 51.3%를 얻어 최 후보를 여유롭게 눌렀다.  

    김 후보가 현역의원인 진 의원을 제치고 공천장을 따낸 저력이 있다면 최 후보는 지역을 닦으며 4년을 기다렸다.

    금남시장에서 10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은주(53)씨는 "4년 전에는 투표를 안했다. 후보들에 대해 잘 모르지만 경제를 살리겠다는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태기 후보가 박근혜씨 경제정책 담당한다던데"라고 말해 김 후보 쪽으로 기울어진 속내를 내비쳤다.

  • ▲ 박근헤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장이 29일 서울 성동갑 김태기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며 유권자가 내민 손을 잡고 있다. ⓒ 양호상 기자
    ▲ 박근헤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장이 29일 서울 성동갑 김태기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며 유권자가 내민 손을 잡고 있다. ⓒ 양호상 기자

    주부 이혜정(48)씨는 "군대 간 아들에게 부재자 투표를 하라고 일러뒀다. 최재천 후보는 4년 동안 해준 게 없다. 한 번 시켜봐서 아닌 사람을 또 찍겠느냐"고 말했다. 송훈석(67)씨도 "호남사람으로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한명숙 보다는 박근혜 아니냐. 대통령도 박근혜가 될 것"이라며 김 후보를 지지했다.

    반면에 최 후보에 호감을 보인 주민들도 적지 않았다. 김민형(47)씨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은 조금 달라보이지만 결국은 한 뿌리가 아니냐. 최재천 후보가 사람이 괜찮아 보인다"고 말했다. 35세 대학원생인 김현영씨도 "최재천 후보의 트위터로 팔로워다. 경제부분에서 공감가는 정책들이 많았다"고 했다.

    또 성동구에 10여년째 살고 있는 이홍진(52)씨도 "이명박 정권이 해준게 아무것도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게 투표밖에 더 있느냐"고 말했다.

    중앙일보가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태기 후보(36.7%)와 최재천 후보(38.5%)가 오차범위(±4.4%p)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8년 만의 재대결 결과는 내달 11일 '투표함'이 열리기 전까지는 쉽사리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