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인사. 박근혜-한명숙 나란히 '영등포을'…자존심 대결
  • '선거의 여왕'이 뛰기 시작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은 29일 서울 대림역에서 출근길 인사를 시작으로 서울 중동부와 경기 동남부 총 16개 지역을 돌며 첫날 지원유세를 벌였다. 

    13일 간의 공식선거운동 기간 동안 빽빽한 일정으로 전국을 돌며 승기를 잡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8시15분께 대림역에 도착해 권영세 사무총장이 4선에 도전하는 영등포을에서 '지원사격'에 나섰다. 권 총장은 이 지역에서 민주통합당 신경민 대변인의 도전을 받고 있다.

  • ▲ 4.11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9일 서울 대림역 앞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선대위원장이 영등포을에 출마한 권영세 사무총장과 유세를 벌이고 있다. ⓒ뉴데일리
    ▲ 4.11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9일 서울 대림역 앞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선대위원장이 영등포을에 출마한 권영세 사무총장과 유세를 벌이고 있다. ⓒ뉴데일리

    비슷한 시각, 한명숙 민주통합당 선대위원장도 신 후보의 유세를 위해 영등포구 신길역에서 '출근인사'에 나섰다. 양당 대표가 공식선거운동 첫날 오전 일정으로 같은 지역을 찍은 것이다. 이제 영등포을은 두 여성 대표의 '자존심'이 걸린 지역이 됐다.

    권영세 총장은 "박근혜 위원장께서 우리 지역에 처음으로 (유세를) 오시는 건데 책임감이 많이 생긴다. 압도적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연령대별 반응은 극과 극이었다. '수도권'의 젊은 민심은 아직 겨울에 머물러 있었다. 젊은 유권자들은 선거운동원들이 돌리는 명함을 받지 않거나 권 총장의 악수도 종종 외면했다. '젊은 민심'은 쉽지 않았다.

    반면 박 위원장은 역시나 중장년층에게 인기가 좋았다. 한 50대 여성은 박 위원장을 보곤 깜짝 놀라 "여기까지 오시고 감사합니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에 권 총장은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는 시민들에게 "박근혜 위원장이랑 악수 한 번 하시죠"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박 위원장도 머쓱한지 "(시민들이) 바쁘고, 쑥쓰러운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길이) 너무 막혀 있다"고 말했다. 좁은 지하철 출입구 앞에 20여명의 선거 운동원을 포함해 수십여명의 취재진이 몰리면서 시민들이 통행에 불편함을 겪었다. 

    한 시민은 "출근시간에 길을 막고 이게 뭐야"라고 외치며 싸늘한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15분여의 짧은 첫번째 유세를 마치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그는 차량 탑승에 앞서 한쪽 편에서 지켜보고 있던 시민들에게 다가가 일일이 인사를 건냈다. 권 총장은 "대표님 체력 관리 잘하십시요"라고 했고 박 위원장은 권 총장의 손을 꼭 잡아주며 "네 열심히 하세요"라고 말했다.

  • ▲ 4.11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9일 서울 문래동 홈플러스 앞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선대위원장이 영등포갑에 출마한 박선규 후보와 유세를 벌이고 있다. ⓒ뉴데일리
    ▲ 4.11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9일 서울 문래동 홈플러스 앞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선대위원장이 영등포갑에 출마한 박선규 후보와 유세를 벌이고 있다. ⓒ뉴데일리

    오전 9시께 박근혜 위원장은 영등포갑 지역의 문래동 홈플러스 주변 상가와 상설시장을 돌며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박 위원자은 시민들의 손을 맞잡으며 "우리 박선규 후보를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박선규 후보에게는 "이 지역에서 승리하는 것이야 말로 애국"이라면서 선전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박선규 후보는 고개를 숙이며 "정말 혼신을 다해 열심히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일부 시민은 지나가던 중 차에서 내려 박근혜 위원장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기도 했고, 직접 그린 초상화를 선물하면서 "손 한번 잡아보고 싶었습니다"라고 반가움을 표시했다.

    박 위원장은 시민들에게 사인을 해주면서 "좋은 하루 되세요"라고 화답했다. 신축건물 공사 현장을 지나가다가 잠시 공사 관계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9시50분께 양천갑 지역 신정네거리역으로 장소를 옮긴 박 위원장은 곧바로 지역 유세에 돌입했다. 

  • ▲ 4.11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9일 서울 신정네거리역 주변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선대위원장이 양천갑에 출마한 길정우 후보와 유세를 벌이고 있다. ⓒ길정우 후보 블로그
    ▲ 4.11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9일 서울 신정네거리역 주변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선대위원장이 양천갑에 출마한 길정우 후보와 유세를 벌이고 있다. ⓒ길정우 후보 블로그

    박 위원장은 신정제일시장과 주변 상가를 돌면서 양천갑 길정우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길정우 후보가 이번에 당선될 수 있도록 우리 양천구 유권자들께서 많이 성원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반응은 그 어느지역 못지 않게 뜨거웠다. 시민들은 “박근혜”를 연호했다. 또 “박근혜 사랑합니다”라며 박수로 환영했다. 한 상인은 “먼 길 오셨습니다”라며 박 위원장에게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박 위원장은 밝은 미소로 화답했다.

    박근혜 위원장은 거리를 청소중인 환경미화원을 격려한 뒤 눈에 안대를 한 아이의 어머니를 보고 “봄에는 꽃가루 때문에 조심해야 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길정우 후보에게 "이 지역에서 정말 할 일이 많으실 것이다. 특히 주차시설이 잘 갖춰져야 시민들이 시장을 많이 방문하게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에 길정우 후보는 "명심하겠다. 반드시 당선돼 실천토록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박근혜 위원장은 '길정우 후보가 어떤 사람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안보전문가이고 양천 발전을 위해서도 아주 역량 있게 위해 일을 하실 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이후 박 위원장은 강서 화곡역 8번출구 본동시장을 방문해 구상찬 후보의 지지를 호소한 뒤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종로-중구 합동유세에서 나섰다.

    오후에는 동대문, 성동구 금남시장, 광진구 자양사거리와 신성시장, 강동구 암사역과 천호사거리, 경기 하남 덕풍시장, 광주 경안시장, 성남 수정 중앙시장과 중원 상대원시장에서 민심을 공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