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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뢰처럼 외치소서-천안함 2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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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침된 천안함이 기중기에 끌려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천안함 2주기. 아직도 우리 안에는 그것이 북한 소행이라는 것을 인정하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다. 상당수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는지조차 모른다고 했다. 원통하고 억울해 영령들이 어찌 삼도천을 건너셨을까? 유가족들의 마음이 숯덩이처럼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자체 폭발이다.” “미군의 연습 때문이다,” “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영구 미제(未濟)로 돌리자.”... 죽음은 우리가 아는 죽음이 아니다. 우리가 아는 죽음으로 갔다고 영령들이 이런 억장 무너질 소리들을 못 듣는 줄 아는가? 다 듣고 있다, 다 알고 있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우리가 알고 온 세상이 알고 있다.
천안함을 두 번 폭침하는 음모론이 스스로 ‘진보’임을 자처하고, 언론매체들이 그것을 '진보’라고 불러주고 있다. 야당은 말할 것도 없지만 여당까지 이런 ‘사이비 진보’에 영합하고 있다. 영령들의 정신을 대표하는 정치세력은 이젠 화석(化石)이 되었나? 해적과 대치하다가 산화한 영령들이 오히려 해적이란 누명을 쓰고 있는 판인데!
어뢰로, 대포로, 탈북자 강제북송으로 당하기만 해도 그저 입 닥치고 가만히 있으라는 소리가 귀를 때린다. ‘평화’를 위해, 북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중국과 FTA를 체결하기 위해 그러라는 것이다. 진정 그래야 하는가? 그런 ‘평화’란 굴종과 예속하고 어떻게 다른가?
영령들의 제단 둘레에 위선과 궤변과 억지가 판을 치고 있다. 지성과 이성이 말라죽어가는 황야(荒野)에 야만과 반문명의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좌우의 문제, 여야의 문제 이전의 원초적인 문제다. 제 정산이냐, 무엇에 씐 정신이냐의 문제다. 무엇에 씌지 않고서는 광장의 풍경이 저럴 수가 없다.
우리는 2년 전 영령들이 영원한 천상 평화 속에 잠드시기를 빌며 현충원 묘역에 모셨다. 그러나 2년 후 우리의 기도는 이렇게 바꾸어야 할지도 모른다.영령들이시어, 편히 잠드소서. 그러나 정히 잠들기 힘드시다면 지금 이곳, 우리 앞 제단 촛불 위에 다시 오소서. 그래서 타오르는 불꽃과 더불어 우뢰처럼 외치소서.
"일어나 싸워라, 살려는 자는 죽을 것이요 죽으려는 자는 살 것"이라고.
류근일 본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