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곤 정무수석 공천축하 문자, ‘잘 못 보냈나?’김희정 대변인과 김유정 민주당 대변인 혼동한 듯
  • 이달곤 청와대 정무수석이 보낸 것으로 보이는 문자 한통이 4.11 총선 공천 진통을 겪고 있는 새누리당에 파문을 불러오고 있다.

    15일 민주통합당 대변인 업무를 시작한 김유정 의원은 이 수석에게 받은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그간 맘고생 많았어요. 이애주. 한영실. 홍사중께. 인사를. 사랑하시는 아기와 많은 대화를!!! ㅇㄷㄱ올림” -지난 8일 오후 6시55분에 착신

  • ▲ 15일 민주통합당 김유정 대변인이 공개한 문자메시지. 김 대변인은 이 문자가 이달곤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
    ▲ 15일 민주통합당 김유정 대변인이 공개한 문자메시지. 김 대변인은 이 문자가 이달곤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

    이애주, 한영실은 새누리당 공심위원이다. 또 홍사중은 홍사종 공심위원의 오타로 보인다. 이 수석이 공천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ㅇㄷㄱ은 이달곤 수석의 이름의 자음이다.

    하지만 문자를 받은 사람은 민주당의 김유정 대변인이다. 김 대변인은 민주통합당 공천(마포 을)에서 탈락된 것은 물론 거론된 공심위원 인물도 새누리당이다. 이 수석이 실수로 다른 사람에게 보낸 것으로 보인다.

    만약 김 대변인이 공개한 문자 메시지가 진짜라면 이 수석은 누구에게 보내려고 했을까?

    정치권은 새누리당 부산 연제구 공천을 받은 김희정 전 청와대 대변인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 출신이라는 점은 물론 ‘사랑하시는 아기’라는 부분에서 현재 임신 중인 김 전 청와대 대변인일 가능성이 높다.

    김유정 대변인은 이에 대해 “청와대가 선거개입의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달곤 청와대 정무수석이 어느 후보에게 보낸 이 문자메시지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청와대는 답하기 바란다. 선거개입의 '보이지 않는 손'은 이명박 대통령이 아니라 이달곤 정무수석이었다는 것인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새누리당의 공천은 이명박, 박근혜의 합작품”이라고 공세를 시작했다. 정무수석이 나서 청와대와 새누리당 공심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얘기다. 청와대가 선거에 개입했다는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최근 김무성 의원을 시작으로 봉합에 들어간 새누리당의 분위기가 급격히 흔들릴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권영세 사무총장은 “문제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김희정 전 대변인의 지역구 부산 연제구)은 공천된 후보가 여타의 후보에 비해 현격하게 지지율이 높은 이유로 공천 받은 지역”이라고 해명했다. 청와대의 압력은 없었다는 말이다.

    권 사무총장은 “(김 전 대변인은)당연히 공천 받을 분이 받은 곳. 당시 결정은 만장일치였다. 거기에 거론된 3분의 공천위원들의 경우 왜 거명됐는지 전혀 영문 모르고 있고 아주 불쾌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당사자인 이 수석 역시 전화통화에서 “문자를 여러 개 보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