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이 다같이 부르게 될 날을 바라며..." '아리랑' 함께 불러이애란, '평양온반' 대접하며 "국민들 관심 일깨우고 싶다"
  • ▲ 5일 오후 중국대사관 앞에서 3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탈북자 강제북송'에 반대하는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 뉴데일리
    ▲ 5일 오후 중국대사관 앞에서 3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탈북자 강제북송'에 반대하는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 뉴데일리

    3월이 되었음에도 해가 지자 비와 바람은 거세게 불었다.

    하지만 모인 시민들을 막지는 못했다. 촛불은 자주 꺼졌지만 시민들은 다시 불을 붙이기를 반복했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는 시민 30여명이 찾아 ‘탈북자 강제북송’에 반대하는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정베드로 목사는 “비가 오는데도 이렇게 참여해주셔서 감사하다. 문화제를 이어가기에 인력도 부족하고 열악한 상황이라 힘들었는데 여러분들의 참여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 박지윤 씨와 탈북자 김 모씨는 '촛불문화제'에서 각각 바이올린과 색소폰을 연주했다. ⓒ 뉴데일리
    ▲ 박지윤 씨와 탈북자 김 모씨는 '촛불문화제'에서 각각 바이올린과 색소폰을 연주했다. ⓒ 뉴데일리

    박지윤(온누리교회) 씨의 ‘아리랑’ 바이올린 연주에 맞춰 시민들은 함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박 씨는 “남과 북이 다같이 부르게 될 날을 바라며 ‘아리랑’을 연주했다”고 했다.

    박 씨는 “그동안 내게 북한은 상관없는 나라였고, 난 통일도 원치 않았었다. 하지만 ‘내 가족들이 탈북자들과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생각하니 너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에 너무 관심이 없다. 하지만 내가 변해 관심을 가졌듯이 우리 모두가 변할 수 있을 것이다”고 동참을 호소했다.

    탈북자 김 모 씨는 색소폰을 연주했다. 그는 “탈북하고 나서 부귀영화를 쉽게 누려왔다는 생각에 이 자리에 왔다. 우리 탈북자들에 관심을 갖고 찾아온 사람들을 위해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했다.

    이날 전여옥 새누리당 의원도 자리에 참석해 “비도 오고 추운데도 이렇게 모인 분들이 계셔서 다행이다. 앞으로 문화제에 더 자주 오겠다”고 했다.

    이애란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장은 “탈북자들은 촛불과도 같다. 우리가 그들을 지켜야 한다. 15년전 탈북한 뒤로 ‘나만 잘살고 있다’는 미안한 마음으로 살아왔다. 국민들의 관심을 일깨우고 참여를 이끌어내는 촛불이 되겠다”고 밝혔다.

  • ▲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 회원들이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에 '평양은옥'을 대접하고 있다. ⓒ 뉴데일리
    ▲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 회원들이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에 '평양은옥'을 대접하고 있다. ⓒ 뉴데일리

    이 원장은 이날 참여한 사람들을 위해 ‘평양온반’을 대접했다. 평양온반은 닭육수에 밥을 말고, 양념한 고기를 찢어 얹은 요리다. 이 원장은 “평양지방에서 결혼잔치를 할 때마다 잔칫상에 올려놓는 유명한 음식”이라고 소개했다.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 회원들은 한 시간 내내 찾아오는 시민들에 음식을 대접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한 회원은 "우리들도 탈북자들이다. 이렇게라도 도와 탈북자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싶다"고 말했다.

    ☞ '평양온반'

    어느해 겨울, 평양관가에서 한 총각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옥에 갇혔다. 이때 그를 사랑하고 있던 한 처녀가 뜨거운 국을 붓고 지짐을 덮은 밥그릇을 치마폭에 몰래 감추어 총각에게 안겨주었다. 그 총각이 옥에서 나와 처녀와 함께 결혼식을 할 때에 잔치상에 오르며 북한에서는 결혼잔치 음식으로 퍼지게 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