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지만 지금 물러나는게 명예로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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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도 한 술 덜 먹는 게 건강에 좋지 않습니까."
오는 4ㆍ11 총선에서 경기 분당을 불출마를 결심한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강재섭 전 대표는 1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불출마를 한다는 것은 정치를 그만둔다는 뜻"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검사 출신으로서 지난 1988년 민정당 전국구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해 내리 5선(13∼17대 국회) 의원을 지낸 강 전 대표가 24년간 몸담아온 정계에서 은퇴를 선언한 것이다.
그는 "새누리당이 당 이름도 바꾸는 등 몸부림치고 있지 않느냐"면서 "조금은 아쉽지만, 당 대표까지 지낸 사람으로서 지금 물러나는 게 명예로운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강 전 대표가 친정인 새누리당에 갖는 애정은 각별할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민자당 출범 당시 기획조정실장을 맡아 당헌ㆍ당규를 만드는 등 현 새누리당의 골격을 마련했고, 한나라당 대표로서 2007년 대선 및 2008년 총선 승리를 장식했기 때문이다.
특히 2008년 총선을 앞두고 친이(친이명박)ㆍ친박(친박근혜)의 극한 갈등 속에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공천 파동이 불거지자, `지역구 반납'이라는 강수를 둬가며 사태 수습의 의지를 불태웠다.
이는 이례적으로 `당 대표 2년 임기'를 채울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했다.
이후 정치권과 거리를 둔 강 전 대표는 지난해 4월 자신이 거주하는 경기 분당을에 보궐선거가 치러지자, "당 화합과 정권 재창출의 밀알이 되겠다"는 각오를 밝히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의 `빅 매치' 끝에 강 전 대표는 낙선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를 놓고 강 전 대표는 "분당을 선거 패배를 `정치를 그만하라'는 하늘의 뜻으로 새겼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나이(64세)로 볼 때 굳이 은퇴할 이유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공적인 일에 평생을 살았고 조금이라도 더 젊을 때 그만둬야 다른 일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뭘 할지는 모르지만 재밌게 살면 성공이라고 생각하며, 유쾌하게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전 대표는 "애써 창출한 정권이 궁지에 몰린 것을 보면 안타깝다"며 "새누리당도 넓게 화합하고 정치력을 발휘하는 동시에 인기영합적 정책을 할 게 아니라 정체성을 살리며 정정당당히 총선에 임해야 할 것"이라며 마지막 `쓴소리'를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