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위사실로 밝혀진 ‘나경원 1억 피부샵 이용’에 침묵하는 한나라당 
      
     “허위사실에 적극 대응하는 것도 정치집단이 할 일”
    趙成豪(조갑제닷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제기된 나경원 후보의 ‘年회비 1억원 피부샵 이용說’이 결국 허위로 판명됐으나 정작 한나라당은 아무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30일 서울지방경찰청은 해당 피부샵을 수사한 결과 羅 후보에 대한 의혹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羅 후보가 2011년 2월부터 7개월간 이곳에서 지불한 돈은 모두 550만원이었다”고 전했다. 또 “이 피부샵은 일년 내내 이용했을 때 드는 비용이 최대 3000만원”이라고 덧붙였다. 1억원 짜리는 물론 연간 회원권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羅 후보는 병원을 총 열 번 갔는데, 이 중 다섯 번은 다운증후군으로 피부노화 증세를 보이는 딸을 데리고 간 것으로 확인됐다.

    “한나라당이 거짓과 선동에 침묵하는 것은 ‘죽은 정당’이란 증거”

    경찰의 공식발표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1월31일 현재까지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경찰발표가 있었던 30일 한나라당 홈페이지에는 다섯 건의 대변인 브리핑이 게재됐지만 이 사안과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 또 ‘한나라당 뉴스’, ‘원내브리핑’이란 코너에서도 이 사실을 전하지 않았다. 현재 한나라당 홈페이지에는 최근 보수층들로부터 ‘좌경화ㆍ脫보수’라는 비판을 받아온 ‘黨 강령ㆍ정강’, ‘공천심사위’, ‘黨名(당명) 변경’과 같은 이슈만 다뤄지고 있다.

    일각에선 한나라당의 ‘無대응’에 대해 “피해 당사자인 한나라당이 거짓과 선동에 침묵하는 것은 ‘죽은 정당’이란 증거”라고 비판했다. 강령과 정강은 좌경화하면서 정작 중요한 거짓과의 싸움엔 나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홈페이지 ‘네티즌 발언대’에서도 이 같은 태도를 비판하는 글이 실렸다. 한 네티즌은 “정부 여당이 나경원 피부샵 1억설의 진실이 밝혀진 가운데 아무런 성명발표나 강력대응이 없다면 정부여당은 이런 일을 또 다시 반복적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좌파야당이 당한다면 그들은 아마 서울시장 공관에서 촛불집회도 하고 목숨을 건 투쟁을 할 것”이라며 “적극 대처해야하는 것도 국가를 생각하는 정치집단의 할 일 임을 자각하라”고 촉구했다.

    나경원 후보 해명과 경찰 수사결과 거의 일치

    서울시장 선거를 앞둔 2011년 10월20일, 주간지 <시사IN>은 나경원 후보가 서울 청담동의 연회비 1억원짜리 피부샵을 다닌다고 최초 보도했다. ‘나꼼수(나는 꼼수다)’ 진행자인 <시사IN>의 주진우 기자도 10월19일 방송에서 이 사실을 언급해 ‘1억 피부샵’ 의혹은 SNS를 중심으로 퍼져나갔다. 일부 언론은 羅 후보를 ‘신종 귀족후보’라고 비판했다. ‘나꼼수’ 진행자들은 방송에서 근거없는 ‘성형說’까지 제기하는 등 羅 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을 이어갔다.

    나경원 후보는 “다운증후군 딸의 피부관리를 위해 치료비로 500만원 정도를 냈다”며 구체적으로 해명했다. 이는 경찰조사에서 밝혀진 550만원과 거의 일치하는 액수다. 그는 “엄마로서 결코 공개하고 싶지 않았던 제 딸아이의 문제까지 그들은 저를 공격하기 위해 이용했다. ‘정치판에 들어오면 어쩔 수 없겠지’ 하고 참아도 봤지만 이건 해도 너무하다”고 비판했다.

    결국 2011년 10월24일 羅 후보 측은 <시사IN>과 나꼼수 진행자들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서울시장 선거 직후인 10월27일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지만 羅 후보는 선거에서 낙선한 뒤였고, 3개월이 지나서야 의혹은 결국 사실무근으로 판명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