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3월 동일본대지진, 7∼8월 태풍과 폭우 피해를 겪은 일본 열도가 이번엔 폭설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
29일 산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동해와 접한 서·북일본 지역에는 지난해 11월 이후 평균 누적량 306㎝의 눈이 내렸다. 니가타(新潟)현과 아오모리(靑森)현 등지에는 지난달 중순부터 거의 매일같이 눈이 퍼붓고 있다. 니가타 공항이 폐쇄될 지경이다.
겨울형 기압 배치 때문으로 2월 초까지 폭설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눈이 워낙 많이 내리다보니 해당 지역 지자체 중에는 올해 예산에 책정해둔 제설비를 다 써버렸거나, 눈을 치우지 못하는 곳도 있다.
아오모리현 아오모리시는 지난해 11월 이후 누적 강설량이 예년 평균인 378㎝를 훌쩍 넘어 27일 현재 453㎝에 이르렀다. 제설 예산 20억3천만엔 중 90% 이상을 사용했고, 2월 초까지 30억엔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아오모리시는 덤프트럭을 동일본대지진 피해 복구에 모두 동원한 탓에 도로변에 치운 눈을 교외로 실어나르지 못하고 있다.
아오모리현 히로사키(弘前)시는 28일 저녁 적설량이 90㎝에 이르렀다. 예년(50㎝)의 1.8배 수준이다.
히로사키시는 제설 예산 5억엔을 일찌감치 소진했고, 지난 10일 4억엔을 추가했지만 현재 남은 돈은 1억엔 뿐이다.
되풀이되는 자연재해로 지칠 대로 지친 지역도 있다.
니가타(新潟)현 도카마치(十日町)시는 지난해 동일본대지진 다음날 진도 6 지진으로 도로가 갈라지고, 흙더미가 무너져내린 데 이어 지난해 7월에는 폭우 피해를 봤고, 최근엔 폭설까지 겹쳤다.
시 담당자는 "자연재해에 끊임없이 당하고 있다"며 "아직 (앞선 자연재해 피해) 보수 작업에 손도 대지 못한 곳도 있는데..."라고 말했다고 산케이신문은 전했다.
노인들이 지붕에 쌓인 눈을 치우다가 굴러 떨어져 숨지는 일도 잇따르고 있다.
일본 소방청에 따르면 27일 오후 6시 현재 제설 작업 도중에 숨진 이들은 40명에 이르며, 이중 4분의3은 65세 이상 노인들이다. 부상자도 600명을 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