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해경 박성용 경위, 순직동료 유가족에 2천만원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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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선을 단속하다 순직한 동료의 얼굴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그들을 생각하면 한없이 부끄럽고 부족합니다."
거친 바다에서 갈수록 흉포화, 조직화하는 불법 조업 중국어선에 맞서 생명을 건 임무를 수행하는 한 해양경찰의 고백이다.
황금어장인 서해에서 중국어선을 단속하다 숨진 동료 유가족에게 2천만원을 기부한 목포해양경찰서 소속 1509함 박성용(42) 경위.
박 경위는 16일 서울 언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회 영예로운 제복상' 시상식에서 해양경찰청 대표 모범 공무원으로 선정돼 상을 받았다. 불법 조업 중국어선 나포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상금은 무려 2천만원. 1년치 월급의 70%에 해당하는 큰돈이다.
큰 상금을 받자 주위에서 '한턱 쏘라'는 성화가 빗발쳤다. 용도를 묻는 동료에게도 웃음으로 답하며 고민을 했다고 한다.
그는 대형 함정을 타고 대부분의 시간을 바다에서 보내 가족과는 생이별 상태나 다름없다. 함께하지 못한 가족들에게 미안함을 보상할까도 생각했다.
그러나 고민도 잠시.
박 경위는 중국어선을 단속하다 순직한 동료의 얼굴이 떠올랐다. 2008년과 지난해 12월 서해에서 순직한 목포해경 박경조 경위와 인천해경 이청호 경사에 비하면 자신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희생적인 삶을 산 고인의 뜻을 실천하는 게 제복을 입은 모든 해양경찰 가족의 마음이라 여기고 상금 전액을 두 유가족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결심과 동시에 진심이 묻어나는 편지와 함께 유가족에게 각각 1천만원을 보냈다.
박 경위는 29일 "해상 치안현장에서 온몸을 바쳐 임무를 수행하다 순직한 동료와 유가족을 생각하며 결정한 일인데 이렇게 알려져 부끄럽다"고 몸을 낮췄다.
그는 지난해 동료와 함께 불법 조업 혐의로 중국어선 27척을 나포하는 등 해상 주권 수호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