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의 폭로로 드러난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주인공에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고 의원은 지난 4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008~2010년 전당대회에서 300만원이 든 돈봉투가 전달된 적이 있고 그걸 전달한 친이계 후보는 당 대표가 됐다”고 밝혀 파문이 일었다.

    이 기간 중 한나라당 대표를 지낸 인사는 박희태 현 국회의장과 안상수 의원 둘 뿐이다. 아울러 인사 모두 친이계로 분류되기도 한다.

    박희태 의장은 18대 총선 공천 시 ‘낙천’의 고배를 마셨지만, 곧바로 친이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2008년 18대 국회 첫 한나라당 대표에 올랐다.

    친이계 중심의 최대 의원모임인 ‘국민통합포럼’을 이끈 안상수 전 대표 역시 2010년 전대에서 친이계로부터 적극 지지를 받았다. 간발의 차로 2위에 그친 홍준표 후보는 당시 “바람은 조직을 이기지 못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인사 모두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자 ‘펄쩍’ 뛰면서 의혹을 부인했다.

  • ▲ 박희태 국회의장(우)과 한나라당 안상수 전 대표 ⓒ연합뉴스
    ▲ 박희태 국회의장(우)과 한나라당 안상수 전 대표 ⓒ연합뉴스

    5일 의장실 관계자는 고 의원의 주장과 관련, “박 의장은 오늘 오전 ‘나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면서 매우 황당해 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박 의장이 (당 대표가) 될 당시는 이명박 정권 초기여서 돈 봉투를 돌리거나 할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당시에는 친이(親李) 주류 측에서 박 의장을 대표로 밀기로 결정해 표를 몰아줬기 때문에 굳이 돈을 쓸 이유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곧이어 안상수 의원도 “나는 돈 봉투를 돌린 적이 없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지난 전당대회 과정은 물론 평상시에도 돈 봉투를 준 적이 없다. 내가 당 대표가 되고 나서 고 의원을 국제위원장으로 중용했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인터뷰에서 돈봉투를 살포한 인사가 자신을 ‘싸늘하게 대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둘 사이의 관계가 원만했기 때문에 고 의원이 자신을 겨냥한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만약 고 의원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돈봉투의 주인은 두 인사 가운데 한명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돈봉투 사건에 대한 진실은 검찰 수사에서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